【STV 이영돈 기자】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통일교가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을 지원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배후에 김 여사가 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전 씨는 2023년 2월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고 보냈고,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조수진·장예찬 의원은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특검팀은 전 씨가 해당 내용을 김 여사에게 보고했고, 이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앞서 윤 전 본부장과 전 씨가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정황도 파악됐다. 다만 권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지원 대상을 김 의원으로 바꾼 것으로 의심된다.
또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김 여사를 캄보디아에 데려가려 했다는 문자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은 "내년 1월에 캄보디아에 같이 들어가자"고 했고, 전 씨는 "여사님이 총선 전엔 해외 금지령을 내렸다"고 답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은 "신임 수상과 관계도 트고 좋은 자리니 한 번 더 여쭤보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이 김 여사를 추궁하자, 그는 "그게 가능합니까"라고 되물으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윤 전 본부장과 전 씨의 일방적 대화일 뿐 김 여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검은 오는 27일 오전 김 여사를 소환해 최종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김 여사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하루 늦은 28일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특검은 구속 기한(31일) 만료 전인 29일께 김 여사를 기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