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STV 박란희 기자】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의원들이 주택 공급과 전월세 문제의 대안을 함께 마련하는 연구단체를 출범시켰다. 전문가 연구와 현장 방문을 통해 수도권 주거 현안을 입법·정책 과제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연 ‘수도권 주거혁신포럼’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양당의 수도권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들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포럼은 재건축·재개발 지역과 신규 주택공급 현장, 전월세 현안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학계와 금융·부동산·건축·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열어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를 연구와 연결하기로 했다. 출범식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조 의원은 집값이 85주째 오르고 있다고 주장하며 당적을 넘어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세를 통한 내 집 마련 기회가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양당 지도부는 공급 확대와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활동을 당부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관련 입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구체적인 대안을 주문했다. 이날 예정됐던 유현준 건축가의 특별강연은 열리지 않았다.
【STV 신위철 기자】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대한 항소심 심리가 마무리됐다. 내란특별검사팀은 29일 서울고법 결심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심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과 같다. 재판의 핵심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장관이 내린 지시의 성격이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뒤 간부 회의를 열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 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의 위법성을 알면서도 이를 막지 않고 계엄 수행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간부들의 위법성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과 계엄 해제 후 관련 문건을 작성하도록 했다는 점도 구형에 반영했다. 1심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등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는 당시 특검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5년 높은 형량이었다. 별도로 적용됐던 김건희 여사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1심에서 공소 기각됐고, 특검의 항소 취하로 그 부분이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남은 혐의와 형량을 다시 판단한다.
【STV 박란희 기자】집을 언제 취득하고 팔았는지에 따라 적용받는 세제 혜택이 달라진다. 정부가 29일 의결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 아파트를 보유한 등록 임대사업자는 원칙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양도해야 기존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의무 임대 기간이 2027년 1월 1일에도 끝나지 않았다면 등록말소일부터 1년까지 적용 기간이 이어진다. 재건축·재개발 절차가 기한 전에 진행된 경우에도 이전 고시일부터 1년의 예외 기간이 마련됐다. 등록 임대사업자의 거주 주택에 대한 1세대 1주택 특례는 말소일부터 5년간 유지된다. 상생임대주택의 거주요건 면제 특례는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된다. 임대료 증가율을 5% 이내로 관리한 임대인에게 적용되던 제도다. 기존 임대 기간의 종료일과 실제 양도일에 따라 경과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새 주택을 산 뒤 기존 주택을 처분할 때 적용하는 일시적 2주택 특례 기간은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종전 주택 매도와 새 주택 취득·계약 시점을 확인해야 개정 규정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대한 주택 수 제외 등 세제지원 기한은 내년 말까지 연장된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 달 1일 공포·시행된다.
【STV 박란희 기자】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새 형사사법 체계 아래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반박했다.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기면 수사를 맡는 기관이 늘어나는 만큼 경찰의 독점 범위가 확대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 본부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해당 사건이 모두 경찰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중수청 등 다른 기관과 수사 업무를 나누게 된다는 취지다. 다만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 경찰이 맡아야 할 역할은 커진다고 밝혔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는 만큼 공소 제기와 재판에 필요한 부분까지 경찰이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에서 넘어올 미제 사건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의 성격과 기존 수사 내용을 검토한 뒤 배당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경찰은 수사관 약 3만8천명을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사 인력도 사건 접수량과 보완수사 수요 등을 고려해 재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기관 사이의 사건 이첩과 보완수사 요청이 지체되지 않아야 한다.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통제 장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STV 박상용 기자】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사망자 증가와 함께 화장이 일반적인 장사 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화장시설과 장지 등 장사 인프라는 지역별 격차가 크고 새로운 장사 방식에 대한 제도와 시설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본지는 6회에 걸쳐 화장시설 수급과 지역 간 불균형, 산분장과 자연장, 디지털 추모, 국가 장사 인프라 정책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산분장이 법적 장례 방식으로 자리 잡은 지 1년이 넘었지만 장례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디에서 할 수 있는지”,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를 묻는 유족이 적지 않다. 법은 길을 열었지만 실제 이용 가능한 공간과 현장 안내는 아직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산분장은 2025년 1월 24일부터 개정 장사법과 시행령에 따라 제도화됐다.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뿌릴 수 있는 장소는 육지의 해안선에서 5㎞ 이상 떨어진 해양과, 산분을 할 수 있는 장소나 시설을 마련한 장사시설로 구체화됐다. 해양에서는 거리 기준만 충족한다고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니다. 환경관리해역이나 해양보호구역 등에서는 제한될 수 있고, 다른 선박의 항행이나 어로·양식 활동에 지장을 줘서도 안 된다. 산분은 수면 가까이에서 해야 하며 골분 외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물품에도 제한이 따른다. 육상에서도 아무 산이나 공원, 하천에 골분을 뿌리는 방식은 제도화된 산분장으로 볼 수 없다. 묘지·화장시설·봉안시설·자연장지 가운데 산분을 위한 별도 장소나 시설을 갖춘 곳을 이용해야 한다. 결국 유족에게 필요한 것은 ‘산분이 가능하다’는 설명보다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예약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다. 울산은 제도화 이후 지역 여건에 맞는 산분장 모델을 검토해 온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연구원은 해수욕장과 항구, 수산자원·해양환경 관련 제한구역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해양 산분보다는 기존 장사시설을 활용한 ‘시설 산분’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울산의 높은 화장률과 울산하늘공원의 자연장지 운영 경험을 활용하자는 취지다. 실제 울산시설공단은 2026년 7월 ‘하늘공원 산분장 조성공사’를 발주해 개찰까지 마쳤다. 따라서 울산 사례는 산분장이 단순히 법에 들어간 장사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공공 장사시설 안으로 들어오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분은 봉안처럼 유골함을 장기간 보관하지 않아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한 번 뿌린 골분을 다시 회수하거나 다른 장소로 옮기기 어렵다는 특성도 있다. 가족 간 충분한 합의 없이 결정하면 이후 추모 방식과 장소를 두고 아쉬움이 생길 수 있어 장례 결정 단계에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산분장 확대는 골분을 뿌릴 장소를 만드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공동헌화대와 추모정원, 고인의 이름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 등 유족이 이후에도 찾아와 기억할 수 있는 시설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유골을 물리적으로 보관하지 않는 방식일수록 추모의 장소를 어떻게 남길 것인지가 더 중요해진다.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장례지도사가 사용할 수 있는 표준 안내자료도 필요하다. 해양과 시설 산분의 차이, 이용 가능한 장소, 예약 절차와 비용, 산분 이후 추모 방법을 장례 초기에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유족도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산분장의 다음 과제는 법적 허용 여부가 아니다.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고 예약부터 산분, 이후 추모까지 유족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STV 박상용 기자】가족이 숨진 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해도 모든 재산정보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조회 대상 기관과 재산 종류에 따라 결과가 확인되는 시점이 크게 달라 유족이 이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안심상속은 정부24 또는 시·구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사망신고와 동시에 접수하거나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 별도로 신청하면 된다. 조회 항목 가운데 금융거래와 국세, 연금, 공제회, 4대 사회보험 관련 정보는 처리에 최대 20일이 걸릴 수 있다. 토지와 지방세는 약 7일, 자동차·건축물·어선 관련 조회는 근무시간 기준 3시간 이내 처리가 안내돼 있다. 유족 입장에서는 신청 당일 모든 재산목록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각 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별도로 확인한 뒤 결과를 제공한다. 따라서 상속 절차나 채무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조회 항목별 처리기간을 고려해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신청 자격도 상속 순위와 신청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정부24 온라인 신청은 주로 배우자와 직계비속·직계존속 등 선순위 상속인이 이용할 수 있으며, 형제·자매 등 후순위 상속인은 선순위자가 없는 경우 방문 신청을 해야 할 수 있다.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다음 순위가 상속인이 된 경우에도 방문 확인이 필요한 사례가 있다. 상조상품 역시 안심상속을 통해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인이 생전에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선불식 상조상품에 가입했거나 장기간 납입해 온 경우 유족이 계약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안심상속은 여러 기관에 흩어진 재산정보를 조회하는 서비스다. 조회 결과를 받았다고 예금 지급이나 상조계약 승계·해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실제 처리 단계에서는 금융회사나 상조회사 등 해당 기관이 요구하는 상속관계 확인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 장례를 마친 유족에게는 사망신고 이후 어떤 재산이 남아 있는지를 빠르게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금융재산과 부동산뿐 아니라 상조상품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상속은 장례 이후 재산 정리를 시작하는 기본 절차로 활용할 수 있다.
【STV 박상용 기자】장례식장에서 “그래도 호상”이라는 말은 흔한 위로로 사용된다. 고인이 오래 살았거나 큰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났다는 뜻에서 건네는 표현이다. 그러나 애도 연구에서는 이런 말이 때로 유족의 슬픔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의 애도 연구자 케네스 도카는 사회가 어떤 슬픔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거나 애도할 권리를 제한하는 상황을 ‘박탈된 애도(disenfranchised grief)’라고 설명했다. 상실이 작다고 여겨지거나 주변에서 “이제 그만 슬퍼도 된다”는 식의 반응이 이어지면 유족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개념이다. 고령자의 죽음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아흔이나 백 살까지 살았다는 사실은 고인의 생애를 설명하는 한 요소일 뿐, 남겨진 가족이 느끼는 상실의 크기를 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매일 연락하던 부모나 배우자를 잃은 뒤에는 생활의 구조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철학자 토머스 애티그는 애도를 단순히 슬픔을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세계를 다시 배우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뒤 집안의 공간, 가족관계, 자신의 역할과 정체성을 새롭게 익혀야 한다는 의미다. 고인과 함께한 시간이 길수록 다시 적응해야 할 일상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좋은 죽음’ 자체도 하나의 기준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2000년 JAMA에 발표된 연구는 중증 환자 340명, 유족 332명, 의사 361명, 간호사·사회복지사 등 돌봄 제공자 429명 등 총 1천462명을 조사했다. 통증과 증상 조절, 죽음에 대한 준비 등은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평가됐지만, 정신이 또렷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 장례를 미리 준비하는 것 등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서도 중요도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편안하게 숨졌다’거나 ‘오래 살았다’는 외부의 조건만으로 좋은 죽음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마다 다를 수 있고 같은 가족 안에서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장기간 간병을 한 유족의 감정은 더욱 복합적이다. 고인의 고통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긴 돌봄이 끝난 뒤의 허탈감, 그리고 그리움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감정 가운데 어느 하나를 정상적이거나 잘못된 감정으로 구분하기도 어렵다. 애도 상담에서는 유족의 고통을 없애주려 하기보다 곁에서 들어주는 태도를 중요하게 본다. 앨런 울펠트는 이를 ‘동반하기(companioning)’라고 설명하며, 슬픔을 분석하거나 해결하려 하기보다 상대의 고통을 인정하고 함께 머무는 것을 강조한다. 침묵 역시 반드시 채워야 할 공백이 아니라 애도를 돕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장례식장에서 필요한 말은 죽음에 대한 평가보다 유족의 감정을 인정하는 쪽에 가깝다. 고인을 알고 있다면 생전의 모습을 기억해주는 말을 건네고, 잘 모른다면 짧게 애도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말을 찾기 어렵다면 조용히 손을 잡거나 곁에 머무는 것도 위로가 될 수 있다. 장례문화가 의전 중심에서 애도와 치유 중심으로 바뀌려면 조문 언어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호상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보다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고, 남겨진 가족이 어떤 관계를 잃었는지를 살피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오래 산 죽음은 있을 수 있지만, 오래 함께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STV 박상용 기자】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사망자 증가와 함께 화장이 일반적인 장사 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화장시설과 장지 등 장사 인프라는 지역별 격차가 크고 새로운 장사 방식에 대한 제도와 시설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본지는 6회에 걸쳐 화장시설 수급과 지역 간 불균형, 산분장과 자연장, 디지털 추모, 국가 장사 인프라 정책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인구 1천400만 명이 넘는 경기도에서 공설 화장시설이 운영되는 지역은 수원·성남·용인·화성 등 4개 시뿐이다. 31개 시·군 가운데 대부분이 자체 시설을 갖추지 못했지만 신규 건립도 쉽지 않다. 건립비 확보보다 후보지 선정과 주민 동의, 인접지역과의 이해 조정이 더 큰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각 지자체는 주민지원기금과 사용료 감면, 주민 우선채용, 부대시설 운영권 등을 내걸고 유치지역을 찾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들어서는 마을에는 혜택이 집중되는 반면 차량 통행과 생활환경 변화를 함께 겪는 인접지역은 지원에서 빠질 수 있다. 행정구역 경계와 가까운 후보지일수록 갈등이 주변 지역으로 번지는 이유다. 양주시의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사업은 광역 협력만으로 입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양주는 의정부·남양주·구리·포천·동두천 등 5개 시와 함께 2천92억원을 들여 화장로 12기와 장례식장, 봉안당, 자연장지 등을 갖춘 시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후보지인 백석읍 방성1리 주민들이 올해 4월 유치 신청을 철회하면서 기존 방식의 사업은 중단됐다. 반면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은 공동건립의 대표적인 사례다. 화성·부천·안산·안양·시흥·광명 등 6개 시가 공동 건립해 2021년 개원했고, 2023년 군포가 참여하면서 현재 7개 시 주민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 화장시설 13기를 비롯해 봉안시설과 자연장지, 장례식장 등을 갖추고 있어 개별 시가 각각 시설을 짓는 부담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 북부에서도 공동건립 방식이 다시 검토되고 있다. 연천군은 단독형 종합장사시설 대신 인근 시·군과 함께 이용하는 공동형 시설로 방향을 재검토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도 화장시설 5기 이상을 포함한 종합장사시설을 추진하면서 후보지 신청 요건으로 해당 지역 세대주 과반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시설의 필요성 못지않게 주민 동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주민 반대를 모두 ‘님비’로 규정해서는 갈등을 풀기 어렵다. 대기 배출과 교통량, 주변 환경 영향을 사업 초기부터 공개하고 후보지 선정 기준과 지원 범위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시설 소재 마을뿐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을 받는 인접지역까지 협의 대상으로 넓히는 방안도 필요하다. 경기도의 역할도 커져야 한다. 현행 조례는 도지사에게 장사시설의 안정적 공급과 지역별 균형을 고려한 수급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별 시·군의 건립계획을 취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권역별 수요를 토대로 공동건립 참여 지역을 조정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화장시설을 특정 지역의 부담으로 남겨두기보다 여러 지자체가 비용과 책임, 이용 혜택을 함께 나누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