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장례지도사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키고 유족을 돕는 장례 현장의 핵심 인력이다. 그러나 24시간 대기와 감정노동, 교육기관 중심의 평가, 고유업무와 의무배치가 없는 국가자격, 보수교육 공백, 시신 감염정보 공유 기준 미비, 재난 투입 인력의 심리·보상 문제 등은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 본지는 장례지도사의 노동환경부터 교육·자격 관리와 재난 지원체계까지 현장의 현실과 제도 개선 방향을 6차례에 걸쳐 짚는다. [편집자 주]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 발급이 2025년 말 기준 누적 3만8천799건에 달했지만, 자격자가 맡아야 할 고유업무와 사업장 배치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국가가 장례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해 자격증을 발급하면서도 현장에서 자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지난 2월 공개한 ‘장례지도사 자격증 발급현황’에 따르면 2025년 신규 발급은 2천947건, 누적 발급은 3만8천799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2012년 국가자격제도 도입 이후 발급된 자격증을 합산한 수치다. 사망이나 퇴직, 휴직, 이직 등을 반영한 실제 활동 인원과는 차이가 있다. 현행 장사법은 장례지도사를 시신의 위생적 관리와 장사업무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염습과 입관, 시신 위생처리, 유족 상담 등 장례 과정에서 어떤 업무를 자격자만 수행해야 하는지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가 사업장 규모와 장례 건수에 따라 일정 인원의 장례지도사를 두도록 하는 전국 공통의 법정 배치기준도 없다. 자격증 발급은 장례지도사 교육기관을 관할하는 시·도가 담당한다. 그러나 자격 취득 이후 취업과 이직, 휴직, 퇴직, 현장 복귀 등을 연속적으로 파악하는 신고·관리체계는 미흡하다. 누적 발급 통계만으로는 실제 종사자 수와 지역별 인력 분포, 근무 경력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자격증 취득자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일부 현장에서 제기되는 숙련인력 부족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이나 사업장별 인력 수급 상황을 파악하려면 자격 발급 통계와 별도로 실제 활동 인력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 기반이 필요하다. 배치기준을 마련하려면 장례지도사의 업무 범위부터 구분해야 한다. 시신 위생처리와 염습·입관처럼 전문적인 지식과 숙련도가 필요한 업무는 자격자가 책임지도록 하고, 운구와 빈소 관리 등 보조업무는 별도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사업장 규모와 연간 장례 건수에 따라 최소 배치인원을 차등 적용하면 소규모 장례식장과 영세 사업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국가자격의 실효성은 자격증 발급 규모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실제 활동 인력을 파악하는 신고체계와 자격자가 책임져야 할 고유업무, 사업장별 배치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장례지도사 자격이 장례서비스의 전문성과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로 기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