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사)대한장례지도사협회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협회 강의실에서 ‘제2회 장례지도사 정기 리더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장례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업계 변화와 장례지도사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보은 회장은 인사말에서 “장례지도사는 사람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전문가이지만 정작 서로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며 “리더포럼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1회 포럼을 통해 장례지도사들이 현장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앞으로 리더포럼을 매월 열어 현장 전문가들과 장례문화의 변화를 살피고 새로운 실무 지식과 경험을 나눌 계획이다. 이 같은 취지에 따라 제2회 포럼에서는 장례 현장과 경영관리 업무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장례 일정과 행사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반복 업무를 줄이는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광룡 엔딩코디네이터·길영의전 대표는 ‘나의 AI 활용법 장례지도사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AI를 단순한 문서 작성 도구가 아니라 장례 일정과 행사기록, 거래처 청구서, 영수증 등을 관리하고 검증하는 실무 도구로 활용한 경험을 소개했다. 강연에서는 거래처가 보낸 청구서와 컴퓨터에 저장된 장례 행사기록을 AI로 대조해 품목과 금액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다뤄졌다. 사용하지 않았거나 반품한 물품이 청구서에 포함됐는지 점검함으로써 정산 실수와 비용 누수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처마다 청구서 형식이 다르더라도 업체별 자료와 표본을 축적하면 검증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메신저로 받은 여러 장의 영수증을 차례로 모아 보고용 자료로 정리하는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코덱스를 이용해 반복 업무의 불편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한 사례다. 또한 한자를 읽는 데 익숙하지 않은 젊은 장례지도사들이 음력 날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글 표기 음력 달력을 만들고, 업무상 필요에 따라 AI를 활용해 홈페이지를 제작한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기존 엑셀 중심의 업무체계를 AI 기반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는 시행착오가 따르지만 작은 불편부터 하나씩 개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행사자료를 일정한 형식으로 기록해 자체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야 AI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장례 관련 정보를 빠르게 수집·정리하면서 장례 종사자와 일반인 사이의 정보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AI는 사용자의 지식과 경험을 10배로 확장해 주는 도구”라며 “내가 1을 알면 AI를 활용해 10을 만들 수 있고, 10을 알면 100으로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장례지도사 스스로 지식과 현장 경험을 쌓아 기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AI가 스스로 모든 답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며, 사용자가 가진 현장 경험과 판단력이 결과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장례지도사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일회성으로 흘려보내지 말고 기록과 업무지침으로 체계화해야 하며, 이렇게 축적된 자료가 AI 시대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부 토론에서는 장례 현장에서 장례지도사와 의전팀장이 맡는 역할과 업무 범위를 놓고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장례식장과 상조회사의 운영체계에 따라 업무 분담에는 차이가 있지만, 최근 일부 현장에서는 의전팀장이 유가족 상담과 상품 설명, 장례 절차 안내와 진행을 맡고 장례지도사는 염습을 마친 뒤 현장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장례지도사가 본래 장례 전 과정을 기획·진행하며 고인을 존엄하게 모시고 유가족의 슬픔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전문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업무 효율을 위해 의전팀장과 역할을 나눌 수는 있지만 장례지도사의 직무가 염습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유가족 상담과 일정 설계, 고인 관리, 운구·발인, 의전 운영 등 장례 전반에 책임 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AI를 통해 유가족도 장례 상품과 절차에 관한 정보를 쉽게 확보하는 만큼 단순한 정보 전달만으로는 장례지도사의 전문성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장례지도사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정보를 상황에 맞게 정리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세심하게 이해해 진정성 있는 위로와 감동을 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