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회가 24일 ‘노란봉투법’을 처리하자 25일 증시에서는 로봇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했다. 하이젠알앤엠(+21.71%), 로보티즈(+19.31%), 레인보우로보틱 (+10.08%), 나우로보틱스(+7.68%), 두산로보틱스(+4.79%) 등 주요 로봇주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로봇 ETF 역시 4~5%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법안은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원청 기업을 교섭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 골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의 반응은 ‘노동 리스크 회피→로봇 투자 확대’였다. 기업들이 앞으로 신규 인력 채용 대신 산업용 로봇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로봇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피지컬 AI’라 불리는, 물리적 장치에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흐름도 가속화될 것이다. 현대차가 올해 말 완성차 공장에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부가 ‘피지컬 AI 1등 국가’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도 호재다. 불과 사흘 전 정부는 “5년 내 휴머노이드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범용 로봇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정책과 시장, 그리고 노동 현장의 긴장이 맞물리며 로봇 산업은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의도하지 않은 파급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법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내세웠지만, 시장은 이를 ‘기계화·자동화’로 번역했다. 이제 기업의 대응 방향과 사회적 합의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사람의 권리를 지키려는 법”이 “사람 대신 로봇의 일자리를 늘리는 결과”로 귀결된다면, 그 책임은 입법자와 정책 당국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