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8·22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탄핵을 둘러싼 계파 간 대결이 과거 대선 후보 경선에 이어 다시 전면에 부상하면서 전대 레이스의 긴장감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온 장동혁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내부 총질과 탄핵 찬성으로 윤석열 정부와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민주당이 만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을 들고 와서 극우 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진우 의원 역시 “당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젊고 강한 보수로 탈바꿈시키겠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두 의원 모두 반탄 진영에 속하며, 전한길 씨의 입당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전 씨를 두고 “탄핵에 함께 싸운 분”이라며 포용 기조를 강조했다.
반면, 찬탄 진영에서는 전 씨를 “극우 인사”로 규정하고, 입당 자체가 당의 극우화를 부추긴다고 반발하고 있다. 출당 조치까지 언급하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장동혁, 주진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조경태 의원 등 총 4명이며, 안철수 의원,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양향자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여기에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다자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찬탄 진영에선 '쇄신'과 '개혁'을 앞세운 단일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과 윤혁신위원장이 제시한 혁신안을 전면 수용할 수 있는 후보를 ‘혁신파’로 규정하며 “대혁신 원탁회의를 통해 혁신 후보 간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안철수 의원도 최근 한동훈 전 대표와 개혁 구상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오는 24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 회동을 갖는 등 개혁 성향 인사들과의 접촉을 확대 중이다.
한편 반탄 진영은 당내 기존 친윤계에 대한 인적 쇄신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의원은 “당의 전투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면 우리 당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했고, 김문수 전 장관은 “당이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한다면 반은 혁신이지만 상당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 대표 선출을 넘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체성과 노선, 계파 재편의 향방까지 가를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