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영국 가디언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인플루언서 및 극우 성향 정치활동가인 로라 루머(32)에 대해 ‘트럼프의 라스푸틴’이라고 평가했다.
루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면서 막후에서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태가 제정 러시아를 뒤흔든 ‘비선실세’ 라스푸틴과 비슷하다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루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인사에 영향을 끼치며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미국 방문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무부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며칠간 소수의 임시 의료 인도주의적 비자 발급에 활용된 절차와 과정을 철저히 검토하겠다. 가자지구 출신 개인들에 대한 모든 방문 비자는 전면 중단된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루머가 전날 소셜미디어에서 친팔레스타인 단체가 가자지구 주민들을 미국으로 데려와 치료받게 하는 활동에 문제제기를 한 직후에 이뤄졌다.
루머는 가자지구 주민이 미국에 오는 것이 ‘국가 안보 위협’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가자지구 주민 입국 허용이 ‘MAGA’ 및 미국 우선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내놓았다. NYT에 따르면 루머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도 전화를 걸어 유사한 맥락의 주장을 늘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스 웡 국가안보부보좌관 경질 당시에도 배후에서 루머가 손을 썼다.
AP통신은 루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사람은 ‘MAGA’가 아니라 충성심이 부족하다며 해임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한편 루머는 지난 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해 “공산주의자들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면서 “끔찍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