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생명이 기로에 놓였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며 명분을 잃었다. 한 대표 혼자서 지도부를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 12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화려하게 정치권에 데뷔했다. 윤석열 정권 초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정권의 황태자’임을 과시했지만 실제 정치권에 데뷔한 건 1년 전쯤의 일이다.
한 대표는 보수 진영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대패한 여당이 구원투수로 한 대표를 호출하면서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리스크를 이겨내기 어려웠다.
대통령실은 해병대 순직사건 외압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출국시켰고, 수석이 언론인에게 위협적인 언사를 써 논란을 일으켰다.
총선 기간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자중지란을 일으켜 여권을 혼돈으로 몰고 갔다. 한 대표가 좌충우돌하며 이를 수습하려 애썼으나 대패를 막지 못했다.
한 대표는 책임론에 의해 비대위원장을 사퇴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이내 전당대회에서 60% 넘는 지지를 받고 당대표직을 차지한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한 대표는 이를 넘어섰다.
그러나 당 대표 선출 이후에도 시련의 연속이었다. 한 대표를 찍어내기로 마음 먹은 윤 대통령은 사사건건 한 대표와 대립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해도 용산은 차일피일 시간만 미룰 뿐이었다.
결국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렸고, 한 대표는 재임기간 내내 윤 대통령을 막으려다 자신의 정치생명만 날리고 말았다.
한 대표의 시간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다면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과연 그 때 한 대표는 여당의 후보로 경선을 치를 수 있을까.
이 모든 건 탄핵 가결 이후 돌아가는 정치상황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