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부고, 삼환실업의 新개념 생활교복 도입해 학생‧학부모 만족도 높여
【stv 이호근 기자】=티셔츠에 면바지, 점퍼를 매치한 ‘생활복형 교복’이 탄생했다. 단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교장 장준성)은 작년 9월 단대부고 교장으로 부임 후 올 3월 ‘생활복형 교복’을 새롭게 도입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서울 강남의 일부 중.고교들이 생활복형 교복으로 디자인과 소재를 바꾸기 시작하여 모든 면에서 우수성과 경제성, 편의성 등이 검증 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립학교부터 이 교복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용면에서 기존의 교복과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가정에서 주부들이 교복을 관리하는 면에서도 ‘탁월한 편리성’을 확인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업체는 보고 있다. 강남의 S고교 이미주(52세) 주부는 평소 교복 두벌로 아이의 등.하교를 도왔으나 늘 쫓기듯 세탁소를 들락거려야 했는데 생활복형 교복으로 바뀌고 나서는 그냥 ‘집에서 세탁을 아무 때나 해도 소재의 특수한 기능 때문에 너무 편리해졌다’며 학교 측의 결정에 감사하다고 했다.
물론 학부모 대부분이 처음에는 의아해 하다가 교복을 바꾸고 난 뒤에 모든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잘했다는 의견이 대부분 이었다’고 전했다. 한때 학생들 사이에 유행으로 번지다 못해 학생들 간 위화감까지 조성했던 특정 유명브랜드 N사의 점퍼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데다 정장복형 교복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 것도 ‘생활복형 교복’ 도입에 한몫을 했다.
▲스캐쥬얼을 생산하는 삼환실업 탁병환 대표이사(61세)
기존의 ‘정장복형 교복’은 재킷, 조끼, 넥타이까지 세트로 갖춰야 하는데다 활동하기에도 불편하다. 브랜드 별로 교복 값도 천차만별인데다 교외 활동에는 사복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종종 친구들, 부모와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정장복형 교복은 와이셔츠가 바지 밖으로 나오기만 해도 지저분하고 불량스러워 보여 끊임없이 복장을 지적하게 된다. 추울 때는, 얇디얇은 교복으로 추위를 이겨낼 수 없어 교복 치마 속에 꾸역꾸역 체육복 바지를 껴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하면서도 학생부장 선생님은 ‘복장 불량’이라는 지적을 해야만 하고, 동‧하복, 춘‧추복을 입는 시기를 두고 애매한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기존의 ‘정장복형 교복’의 문제를 일거에 모두 해결한 것이 바로 단대부고의 ‘생활복형 교복’이다. 단대부고의 교복은 ‘정장복형 교복’의 틀에서 벗어나 활동성을 강조한 티셔츠, 면바지, 점퍼 등 활동하기 쉽고 편안한 복장으로 구성됐다.
와이셔츠 대신 단추 2~3개 달린 티셔츠로 바꾸고, 구김이 없는 면 소재 바지로 편리성을 높였다. 체육복 상의 같은 지퍼 달린 활동복이 재킷을 대신하고, 겨울용 점퍼도 만들었다. 조끼와 넥타이 등 불편한 요소는 과감히 없앴다. 편안하고 캐주얼한 복장이 기존 ‘정장복형 교복’과는 대조된다. 편안한 사복을 똑같이 맞춰 입은 셈이다.
이렇게 교복을 바꾸고 나니 복장검사로 인한 갈등이 사라지고, 갈등을 일으키던 요인이 사전에 차단돼 생활지도도 한층 편해졌다. 복장 지도 때 가장 많이 지적되던 명찰을 티셔츠와 점퍼 위에 부착해 별도로 달지 않아도 되고, 학교 밖에서는 명찰이 안 보이도록 넣을 수 있는 주머니도 달았다. 학년별로 티셔츠 색상을 달리해 선후배 구별도 쉬워지고, 통제 포인트를 없애 생활지도로 인한 갈등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점퍼에는 군용 방한 내피인 ‘깔깔이’와 같은 내피를 넣어 보온성을 높이고 탈부착 할 수 있도록 해 겨울 한파에도 끄떡없다. 등산갈 때 입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활동성을 고려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체험학습, 수련회 등에 따로 사복을 입을 필요가 없어졌다. 최근 바람이 불고 있는 창의‧인성 중심의 교육과정에 적합한 복장이다.
생활복형 교복은 일부 정장복형 교복을 선호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제외한 대부분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장기간 교복을 입고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학생들을 고려해 구김 없고 빠르게 마르면서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하는 등 기능적인 측면까지 두루 갖춘 이 ‘생활복형 교복’의 동복 1벌 구입비는 25만 2,000원으로 기존 가격의 80% 정도로 그간 교복 값과 복장단속 등으로 쌓여있던 불만이 한꺼번에 해결됐기 때문이다. 정장복형 교복에 익숙한 학생들도 처음에는 ‘교복’의 이미지와 먼 생활복형 교복에 어색해했지만, 이제는 학생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지퍼로 되어 있어 손쉽게 입고 벗을 수 있고, 공부할 때도 편하다는 반응이다.
장 교장은 지난해 9월 단대부고 교장으로 부임한 직후 교복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10월 학부모 대표를 중심으로 교복공동구매선정위원회를 열고 2개월간 공개입찰 과정을 거쳐 꼼꼼하게 교복을 개발했다. 디자인 과정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했고, 교사들의 의견도 수시로 나누며 교육활동에 편한 디자인을 만들어갔다.
이런 꼼꼼한 개발과정을 거쳐 선정된 것이 삼환실업(대표:탁병환)의 생활복 캐포츠웨어다. 캐주얼(casual)과 스포츠(sport)를 합쳐 만든 말로 중고등학생을 위한 학교 생활복을 뜻하는 캐포츠웨어는 평상복처럼 생긴 운동복이자 학교 수업과 방과 후 활동에 착용할 수 있는 기능적인 의복이다. 수십 년간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교복과 운동복, 청소년 단체 및 군부대, 관공서 등의 단체기관에 유니폼을 생산‧납품하고 있는 삼환실업은 매일 입는 옷의 특성을 고려해 교복보다 활동하기 쉽고 착용감이 좋도록 견고한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의류 직물 최초로 물질특허를 획득한 바 있는 삼환실업은 소재와 형태, 디자인 면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국가인증 기업부설 연구소를 개설해 다수 디자이너와 직조기술사들이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특히 탁병환 대표가 직접 연구 개발해 특허청으로부터 편직물 제조기술 특허를 받은 바 있는 고기능성 섬유와 원단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자체 개발기술로 2009년 12월 3일 물질특허를 획득하고 해병대 및 해군이 본사에서 개발한 원단으로 규격을 채택했으며, 현재는 ‘체온유지, 항균, 항취’ 소재를 개발, 군인들의 내의와 런닝을 개발해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삼환실업의 이러한 고기능성 원단으로 탄생한 교복은 학생들이 일상생활과 교실수업, 체육 활동을 할 때 모두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디자인과 기능성,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같은 교복이라 해도 소재와 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인 교복을 두고 학생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고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탓에 가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 면에서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탁 대표는 학생들에게 보다 쾌적한 의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SCHASUAL' 브랜드를 론칭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삼환실업의 ‘SCHASUAL' 브랜드 론칭과 단대부고의 ‘생활복형 교복’ 도입을 계기로 각종 갈등만 불러일으킬 뿐 불편하기 짝이 없는 ‘정장복형 교복’ 대신 ‘생활복형 교복’이 교육계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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