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결선 무대가 지난 3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재현됐다. '위너스 갈라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우승자 에릭 루를 포함한 주요 수상자들이 대거 참여해 쇼팽 음악의 정수를 선보였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우승자 에릭 루는 결선곡이었던 협주곡 2번을 통해 절제된 감성과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10년 만의 재도전 끝에 정상을 차지한 그는 특유의 섬세한 타건으로 2악장의 서정성을 극대화했으며, 3악장에서는 마주르카 특유의 리듬을 유려하게 그려냈다. 앞서 무대에 오른 준우승자 케빈 첸은 협주곡 1번을 연주하며 건반 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또한 왕쯔통, 구와하라 시오리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입상자들이 독주곡을 통해 쇼팽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며 3시간에 걸친 음악 축제를 풍성하게 채웠다. 82세의 거장 안토니 비트가 이끈 바르샤바 필하모닉은 노련한 지휘 아래 젊은 피아니스트들과 완벽한 호흡을 맞췄다. 연주 도중 지휘봉을 떨어뜨리는 해프닝이 있었으나, 노지휘자의 안정적인 리더십과 오케스트라의 집중력은 콩쿠르 당시의 뜨거운 열기를
【STV 박란희 기자】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디지털 세계의 기술적 한계와 사회적 결함을 예술적으로 조명한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 기획전이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자본주의의 허상을 관찰했던 발터 벤야민의 산책자 개념을 이십일세기 디지털 환경으로 확장하여 포착했다. 안태원과 방소윤 작가는 기계와 인공지능이 노출하는 불완전함에 주목했다. 프로그램의 오류로 신체가 뒤바뀐 남성이나, 인간의 피부와 탈의 질감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통해 완벽해 보이는 기술 이면의 허구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김천수 작가는 고해상도 카메라의 이미지 처리 지연으로 발생하는 '젤로 효과'를 건축물에 투영했다. 좁은 땅에 밀도를 높이는 재건축 아파트의 현실을 젤리처럼 왜곡된 고층 건물 이미지로 시각화하여, 과잉된 정보와 밀도가 초래하는 사회적 왜곡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은솔 작가는 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해킹 경험을 가상의 정체성인 '킴벌리'로 승화시켰다. 영상 속에서 몸 없이 머리만 떠다니며 가상 세계의 사기를 당하는 인물은,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근근이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의 취약하고 불안한 자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심상용 관장은 이번 전시가 디지털 시대의 오류를 단순
【STV 박란희 기자】한국 단색화의 거장이자 현대미술의 획을 그은 정상화 화백이 28일 오전 3시 40분 세상을 떠났다. 경북 영덕 출신인 고인은 박서보, 하종현 등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 1세대를 대표하며 평생을 독창적인 예술 세계 구축에 헌신했다. 고인은 캔버스에 고령토를 바르고 떼어낸 뒤 물감으로 메우는 '들어내고 메우기' 기법을 확립했다. 이는 노동 집약적인 고행의 과정으로, 작가는 이를 "다른 사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방법론"이라 정의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1953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고인은 1960년대부터 프랑스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특히 1970년대 일본 고베 체류 시절, 화면을 가로지르는 격자형 구조를 완성하며 한국 단색조 추상의 황금기를 이끄는 정수로 평가받았다. 그의 예술적 성취는 2015년 경매 낙찰가 10억 원을 돌파하며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작품은 리움미술관과 도쿄현대미술관, 구겐하임 아부다비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했다. 말년까지 여주 작업실에서 홀로 창작에 몰두한 고인은 예술을 "끝없는 것을 시작하는 일"이라 지칭했다. 조수를 두지 않고
【STV 박란희 기자】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 주변 지역의 개발 행위가 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 발생하는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대폭 줄이겠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최근 서울 종묘 앞 재개발 논란 등에서 제기된 규제 강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반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개발을 도모하는 전략적 조율 도구"라고 강조하며 제도 도입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살피는 제도다. 국가유산청은 사전 검토를 통해 영향이 미미한 경우 평가 비대상으로 분류하는 등 심의 과정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종묘와 같이 중대한 사안은 국제기구와 협력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유산 가치 보호와 충돌하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을 신속히 검토한다. 허 청장은 영향평가가 지역 발전을 돕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고 제도 전반을 소개했다.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 등 세계유산 등재가 취소된 해외 사례를 분석하며, 보존과 개발 사이의 조화
【STV 박란희 기자】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K-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글로벌 공조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인터폴과 함께 17∼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2025 저작권 보호 집행 국제포럼 및 인터폴 디지털 불법복제에 관한 글로벌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유럽연합지식재산청(EUIPO)를 비롯해 미국·베트남·스페인·인도네시아·태국 등 해외 17개국 법집행기관 관계자 17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인터폴 온라인 저작권 침해대응’(아이솝·I-SOP) 공동작전의 주요 사례를 공유하고, 저작권 침해 사범 추적기법, 국제적 동반관계 및 공조 체계 강화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다. 문체부는 경찰청, 인터폴과 함께 2021년부터 아이솝 프로젝트를 추진해 ‘누누티비’, ‘오케이툰’, ‘아지툰’ 등 다수의 저작권 침해 사범을 검거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행사 첫날인 17일 베트남 공안부와 K-콘텐츠 저작권 침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저작권 보호 협력 분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국은 온라인 불법복제 정보 공유, 합동 단속 등
【STV 김형석 기자】당정이 공연과 스포츠 경기 등에서 발생하는 암표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이른바 ‘암표 3법’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1일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당정협의 후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체육시설법 개정안을 신속히 추진해 암표 거래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형태의 입장권 부정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몰수하는 등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신고포상금과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신설해 실질적인 단속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저작권법 개정도 추진된다. 불법 영상·영화·웹툰 콘텐츠를 해외 서버를 통해 유통하는 웹사이트에 대해선 즉시 긴급 차단이 가능하도록 하고, 문체부에 불법 사이트 접속차단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당정은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하고, 창작자 권익 보호와 K-컬처 산업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관련 법안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처벌보다 과징금의 효과가 훨씬 크다”며 “과징금을 세게 부과하는 방안을
【STV 신위철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국회에서 공식 사과했다. 2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 청장은 “국가유산을 보존·관리하는 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며 “국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적 행위이며,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특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이어 “앞으로 국가유산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규정을 엄격히 다시 만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다만,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에는 최응천 전 청장이 재임 중이었으며, 허 청장은 올해 7월 취임했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허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의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질의에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법무감사담당관실 인력을 보강 중”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김건희의 발길만 닿으면 종묘가 카페가 되고, 어좌는 개인 소파로 전락한다”며 “국가유산청이 김건희의 국가 모독 행위를 비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허 청장은 “철저히 전수조사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김 여사 논란에 연루된 공무원들
【STV 박상용 기자】서울의 9월은 이제 세계 미술계의 달력이 주목하는 시기가 되었다.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KIAF)’가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열리며 만들어낸 ‘키아프리즈’는 단순한 장터를 넘어 한국 미술의 위상을 보여주는 장이 되었다. 올해 프리즈에는 48개국에서 약 7만 명이 찾았고, 키아프에는 8만 2천여 명이 방문했다. 전시장을 찾은 이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세계 유수 미술관과 기관 관계자, 그리고 젊은 수집가들까지 아우르며 한국 미술시장의 저변이 얼마나 넓어지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특히 뉴욕현대미술관(MoMA), 영국 테이트 모던, 일본 모리 미술관 등 글로벌 기관 관계자들의 발길은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졌음을 상징한다. 시장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프리즈 첫날부터 수십억 원대 작품이 거래됐고, 미국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회화가 62억 원대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김환기의 작품이 20억 원에 거래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키아프에서도 박서보, 김창열 등 한국 거장의 작품은 물론 신진 작가들의 작품까지 고루 판매되며 ‘저변 확대’라는 긍정적
【STV 박란희 기자】정부가 소비심리 위축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와 관광 활성화 대책을 다음 주 발표하기로 했다. 1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였지만, 중동 정세 불안과 물가 부담이 내수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친환경 녹색 소비·관광 붐업 방안을 다음 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소비자심리지수가 장기 평균을 밑돌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가 소비·관광 대책을 앞세운 것은 내수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등 수출 부문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가계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 회복의 온기가 넓게 퍼지기 어렵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가 흔들릴 가능성도 부담이다. 청년 뉴딜 추진 방안도 이달 중 마련된다. 정부는 청년들이 인공지능 등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 개발과 직무 경험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청년층 취업난은 단순한 일자리 숫자 문제를 넘어 산업 변화와 직무 전환 속도에 적응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술 창업 거
【STV 박란희 기자】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와 웨스턴돔 상권 상인들이 상권 회복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나선 가운데, 일산동구상가총연합회(일상회) 강명환 회장(탑호스텔 대표)은 현재의 침체가 단순한 경기 부진에 따른 결과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에 더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행정과 규제가 상권 위축을 한층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이 한때 일산을 대표하는 상업·문화 중심지였지만 최근에는 공실 증가와 폐업 확산으로 예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 곳곳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고, 영업 중인 점포들 역시 유동인구 감소와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상권 침체를 단순히 경기 상황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라페스타 문화의 거리 조성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소비 방식과 유동인구 구조, 상권 이용층은 크게 달라졌지만 행정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상권 환경은 이미 변했는데 관리 방식과 인허가 구조는 예전 기준을 유지하면서 현장과 제도 사이의 간격만 더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강 회장은 특히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이 법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