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단일화 일정을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 이후로 제시하자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 단일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대비한 양자 여론조사를 근거로 후보 교체를 밀어붙인다면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와 당 간의 법적 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일정을 제시했다.
그는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각자) 일주일간 선거운동을 하자”면서 “다음주 수요일(5월14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5월15일과 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라고 했다.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이에 김 후보가 다음주로 단일화 일정을 제시한 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위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은 전날(7일) 선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날 오후 6시 두 후보의 일대일 토론회 및 당원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적용해 9일 오후 4시까지 후보 선호도 양자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김문수·한덕수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면서 당에서 직접 단일화 로드맵을 강행키로 한 것이다.
전 당원의 82.82%가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그 중에서도 86.7%는 ‘11일 ㅐ선 후보 등록 마감 이전 단일화가 필요하다’라고 답했다는 여론조사가 로드맵 강행의 근거였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단일화 로드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일정을 제시하자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맹폭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재명식”이라고 힐난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권 위원장은 오후에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한덕수를 불러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김문수 후보다. 지금까지 봐온 김문수 선배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호소했지만, 김 후보는 굽히지 않았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전국위원회·전당대회 소집에 맞서 대선후보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면서 사상 초유의 당 지도부-대선 후보의 법적 분쟁이 현실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