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미북 정상회담에 나설까.
16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화법 차이가 선명하다며 화법이 각 국가의 전략적 셈법에도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신냉전 구도를 활용해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 북한 문제를 관리하며 단기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 기고한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외교 이후 북미대화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미 전략과 미국의 대북 전략에서 ‘비대칭성’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성 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중국→미국’이라는 3단계의 능동적 외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하면서 1단계인 북러관계 강화에 성공했고,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김 위원장이 참석해 중국과의 밀착 복원에 성공했다고 성 위원은 분석했다.
성 위원은 “중국 관광객의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단체 관광 등이 시작되면 2단계 전략이 순항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관리에 성공하면 마지막 남은 3단계는 바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경제 제재 해제”라고 강조했다.
1단계인 대러시아 외교 성과가 2단계인 대중 외교 성과를 이끌어냈듯, 2단계의 성과에 의해 대미 외교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북 외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1기보다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성 위원은 “북미관계 복원을 추동하는 유일한 동력은 트럼프 본인의 강력한 대북 재관여 의지뿐이라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라며 “트럼프는 여전히 김정은을 맞상대할 인물은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김 위원장과 자신의 사이가 여전히 좋다는 사실을 수 차례 강조하며 미북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대북특사인 리처드 그레넬의 무게감이 떨어지는데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대북대화를 주도했던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임명 직후 경질됐다.
따라서 양측의 전략적 셈법에 따라 대화의 유무가 결정될 것이라고 성 위원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