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생을 납치하려 유인한 일당이 경찰에 뒤늦게 덜미를 잡혔다.
최초 신고와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없었다’라던 경찰이 뒤늦게 재수사에 나서 용의자들을 검거하면서 ‘뒷북 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대문경찰서는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20대 남성 3명을 긴급체포했으며, 이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0분께 차를 타고 서대문구 홍은동 한 초등학교와 인근 주차장 주변에서 아이들에게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라고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3차례 시도됐지만 모두 미수에 그쳤다.
이틀 후인 30일 피해 초등학생의 보호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했지만 유괴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따.
지난 1일 이 초등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 인근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2일 보도로 이어지자 경찰은 “그런 사실이 없었다”면서 반박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보도가 나가고 “우리 아이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서 추가 신고가 접수됐으며, 경찰은 강력팀을 동원해 범행 차량 재추적에 나섰다.
재수사 끝에 경찰은 실제로 납치 미수 범행이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3일 용의자들을 서울 홍은동과 경기도에서 검거했다.
이에 경찰은 “첫 신고를 한 피해 아동 모친이 범행 차량을 흰색 스타렉스라고 했으나, 실제 범행 차량은 회색 소렌토였다”며 “색상과 차종이 달라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로 알려졌으며 경찰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이 귀엽게 생겨서 장난삼아 했다”면서 “놀라는 반응이 재밌어서 (또)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