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형석 기자】이재명 정부 첫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전원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보류하면서 여야 간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진숙(교육), 강선우(여가부) 후보자 외에도 권오을(보훈), 조현(외교), 정동영(통일), 김영훈(고용) 후보자를 ‘무자격’으로 규정하고, 청문회가 끝난 후보자들의 보고서 채택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개별 협의 없이 전체 청문회 종료 후 일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청문회가 끝난 11명의 장관 후보자와 국세청장 중 보고서가 채택된 인사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한 명뿐이다. 배 후보자의 경우 국민의힘 내부 전략이 확정되기 전에 채택된 사례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일단 보고서 채택을 다시 한번 보류하고, 자료 제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교육·국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 역할에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청문회에서 별다른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은 인사들까지 모두 묶어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낙마를 위한 정치적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장관 후보자 전원에 대해 보고서 채택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보고서 채택과 특정 후보자의 낙마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정 발목잡기”라고 말했다. 이어 “부적격이라 판단하면 ‘부적격 의견’을 첨부해서라도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협치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국회가 채택 시한을 넘기게 되면 대통령은 재송부를 요청하게 되고, 이후 민주당 단독으로 표결 처리하는 수순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일부 상임위에서 전체회의 개최를 요구하며 채택을 시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끝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절차에 따라 강행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심지어 야당에서도 청문회 말미에 ‘충분한 자질이 있으니 열심히 해보시라’는 취지로 말씀을 주셨다”며 “그런데 벌써 두 차례나 보고서 채택을 불발시키는 국민의힘 태도를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조현(외교부), 구윤철(기획재정부),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여야는 자질과 도덕성 등을 놓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