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구조를 혁파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에 미래는 없다”며 내부 쇄신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동시에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개혁 작업에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견에서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며 "지금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 이라며 현 지도부와 과거 집권 세력을 에둘러 비판했다.
대선 패배 직후 자신이 제안한 ‘5대 혁신안’에 대한 전 당원 투표가 무산된 점을 두고는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이 당은 과연 누구의 당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구(舊)주류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은 퇴임에 앞서 보수 재건을 위한 6대 방향도 제시했다. ▲헌법 가치 실현 ▲국민 주권 실천 ▲따뜻한 보수 구현 ▲도덕성과 수권 능력 강화 ▲세대 통합과 역사 의식 확립 ▲조화로운 헌법 정신 추구가 그것이다.
또한 공천을 이용한 충성 강요, 권력자 중심의 줄 세우기 정치, 음모론적 선동, 진영 대결 정치를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수는 약자를 보호하는 정치여야 하며, 개인의 성공 가능성을 사회가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그는 “지금 제 역할은 전당대회 출마가 아니다”라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돌아가 개혁을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선 후보 교체 논란 직후 김문수 당시 후보의 지명으로 비대위원장에 취임, 지난달 15일부터 47일간 당을 이끌었다. 당내 최연소(35세) 의원인 그는 대선 직후 비대위 사퇴 없이 임기를 완주하며 개혁 노선을 지속 추진했다. 지난 8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조사 등 5대 개혁안을 발표하고 전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기도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개혁안이 당내 의견 수렴 없이 추진돼 분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퇴임 이후, 국민의힘의 차기 혁신 방향과 지도부 구성이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