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2000년 이전 40%도 되지 않던 화장률은 2000년 이후 급격히 상승해 2023년 92.9%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화장통계’에 따르면 사망자 35만2,511명 중 32만7,374명이 화장됐다.
이처럼 화장률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전 국토의 묘지화’를 막기 위한 장례업계의 범국민적 캠페인을 벌인 것이 화장률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에는 “해마다 여의도만큼의 땅을 묘지에 빼앗긴다”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묘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시민단체 및 장례업계와 함께 화장 장려운동을 진행하며 화장을 독려했다.
캠페인 이전만 하더라도 화장은 사고를 당한 경우나 사산된 태아 등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던 와중에 1998년 작고한 SK그룹 최종현 전 회장이 “내가 숨지면 화장해달라. 화장한 유골은 납골당(봉안당)에 안치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최 전 회장은 서울 벽제 화장장에서 화장됐고, 이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 같은 에피소드와 함께 사회 구조도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대가족이 해체되고 핵가족화 되면서 매장할 경우 묘소를 관리하기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기존의 8~10인에 달하는 대가족의 경우 내가 관리하지 않더라도 가족이 묘소를 관리하면 된다. 하지만 4인 가족의 경우 내가 묘소를 찾지 않으면 방치되기 때문에 불효를 하는 격이 되어버렸다.
이에 사람들은 차츰 관리가 용이한 화장과 봉안당 안치로 눈을 돌렸다. 범국민적인 화장 장려 캠페인에 사회구조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화장률이 높아진 것이다.
상조·장례업계에 만연한 고정관념도 이처럼 상세하게 파헤칠 경우 사실 무근인 경우가 종종 있다.
현상만 집착하지 말고 이면의 진실에 천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변화에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