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소통령’ 일론 머스크가 22일 오후(현지시간) 연방 공무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지난 1주일간 수행한 일을 적어내라”는 명령을 내리자 핵심 정부 부처가 거부했다.
24일 AP통신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 국무부, 국방부 등 주요 기관들은 직원들에게 비용 절감 책임자인 머스크의 지시를 따르지 말도록 단속했다.
정부 부처의 저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달 가량 지난 시점에서 혼돈의 새로운 차원을 의미한다고 AP는 전했다.
머스크는 수십만 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주 달성한 구체적인 5가지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고 48시간의 기한을 뒀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메시지에서 “월요일 오후 11시 59분(미 동부시간)까지 응답하지 못한 직원은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지시에 국무부 관리 담당 차관보 대행인 티보 나지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부서 간부들이 대신 이러한 요구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간부도 직원들에게 머스크 팀에 대한 모든 응답을 일시 중단하도록 했다. FBI 국장으로 임명된 캐시 파텔은 열렬한 트럼프주의자이지만, 당장은 머스크의 요청을 무시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연방 직원을 조롱하는 밈을 업로드 했다.
그가 23일 올린 게시물에는 “트럼프 때문에 울었다”, “머스크 때문에 울었다”, “처음으로 사무실에 들어갔다”, “이메일을 읽었다” 등 지난주 업적 목록을 작성한 만화 캐릭터가 나와있다.
현직 대통령이 현직 공무원을 조롱하고 나선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요청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맥박 검사”라면서 “어떤 경우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죽은 사람의 신원이 급여를 받는 데 사용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골적인 사기”라면서도 사기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광폭행보에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머스크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만 명의 근로자를 해고할 법적 근거가 있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