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평생 모은 전 재산을 가난한 학생에게 기부한 할머니가 무연고 장례로 떠났다.
80대 할머니가 부산에서 식모살이 등으로 한평생 모은 전 재산 5000만 원을 기부하고 두 달만에 세상을 떠났지만 가족들의 시신인계 거부로 무연고 장례가 치러졌다.
8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만덕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권모(80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권 씨는 젊은 시절부터 식모살이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고, 가족과 연락이 끊겨 그동안 훌로 생활해왔다.
권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해 자신과 같이 설움을 느끼는 아이가 없도록 어려운 가정 학생들을 위해 평생 모은 재산 5천만 원을 기부했다.
권 씨는 “세상 떠날 때는 다 나누고 가는 게 도리”라고 구청 직원에게 말해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기부로 평생 꿈을 이룬 권 씨는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지난 2월 요양병원에 입소했으며,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곤란과 심부전에 시달린 권 씨는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북구는 권 씨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가족과 지인 등에게 연락을 했으나, 연고자들이 연락이 닿지 않아 무연고 사망으로 장례를 치리게 됐다.
북구는 관내 장례식장에 권 씨 할머니 빈소를 마련했다.
오태원 북구청장과 북구 직원 등이 공영 장례로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오 구청장은 “어르신께 깊은 애도와 함께 생전에 보여주신 조건 없는 이웃 사랑과 실천에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물질적 소유보다 더 큰 가치를 몸소 보여주신 크나큰 사랑은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과 따뜻한 불씨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