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정치 실종을 넘어 멸종으로 가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집권 여당과 정부를 이처럼 비판하고 나섰다.
배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지난 광복절 경축사는 박정희의 ‘5.16 혁명포고문’을 쏙 빼닮은 ‘이념전쟁 선전포고문’이었다”면서 “공산 전제주의와 싸우겠다면서 야당과 시민단체, 노동계 등 정치적 반대자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지목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여당을 향해 “공산주의 이분법이 친일파 이분법보다 깨끗하고 온당한 것인가”라고 물은 뒤 “윤석열 정부는 민주 정치의 근본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 원내대표는 주장에 대한 예시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사면 ▲시행령 통치 ▲거부권 행사 등을 꼽았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여당이 국회를 무력화했다는 주장이다.
배 원내대표는 “장관들에게는 국회와 싸우라고 부추기고, 절대 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는 부적격 내각 후보자들을 보란 듯이 내세우며 입법부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면서 “먼지털이식 수사로 노조·시민단체·언론까지 가리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원내대표는 “정치 실종을 넘어 정치 멸종의 시대를 보고 있다”면서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이 20일을 넘겼다는데, 정치는 여전히 없다”고 했다.
그는 “자제하지 않는 야당이나, 관용 따윈 없다는 여당이나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열하다”면서 “그러나 국정의 책임자는 정부·여당인데 어떻게든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옹졸함만 가득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배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민주-진보 야당 및 시민사회와 학계, 노동계를 아우르는 ‘민주주의 사수를 위한 긴급시국회의’를 제안한다”면서 “더 이상 윤석열 정권의 반헌법적 반민주적 폭주를 두고 볼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선거제 개편을 비판하며 “거대 양당의 병립형 선거제도 회귀 시도는 선거 민주주의 파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에 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표 중 6표는 정의당 몫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