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임정이 기자】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국가정보원(국정원)에서 40~50대 2·3급 고위 간부들 100여명에 대한 보직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내가 국정원장을 한 것이 죄라고 생각한다”고 6일 밝혔다.
박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20년 7월 국정원장에 취임해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뀌던 올해 5월까지 재직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 언론이 보도한 국정원 고위 간부 100명 대기발령과 1급 부서장 27명 전원 해고 등의 내용에 관해 “국정원의 비밀 사항이었지만, 이미 보도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너무나 눈물이 난다. 국정원의 비밀 사항이었지만 이미 보도가 됐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1급 부서장 27명을 6개월 전에 전원 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왜 국정원장을 했는지 진짜 눈물이 난다. 40~50대의 유능한 공무원들이 무슨 죄냐"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보복이 있어서야 되겠냐"고 반문했다.
또 탈법·위법 행위로 검찰 고발을 통해 사법 조치를 당하고 인사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일괄적으로 비리도 없는 27명의 1급 부서장이 4~5개월간 대리인 체제로 가면 이 나라의 안보 공백이다"라고 우려했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지난 9월 초 1급 간부 20여 명을 새로 임명했다”며 “당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1급 간부는 전원 퇴직했고 새로 임명된 1급 간부들은 모두 내부 승진자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간부 인사 과정에서 외교관 출신인 김규현 원장과 국정원 특정 인맥 간에 알력이 벌어졌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반면 다른 정보 소식통은 “보수 정권 시절 특정 라인으로 분류됐다는 이유로 이번 간부 인사에서 불이익을 봤다는 주장도 제기돼 일부 내부 동요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