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9일 천하가 막을 내렸다.
단숨에 보수진영 대선후보 자리를 꿰차려 했으나, 국민의힘 당원들의 반대로 하차하게 된 것이다.
한 전 총리는 1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입장을 발표하고 “대선 출마 결정 전후 제게 보내주신 응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모든 것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님과 지지자 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시기를 기원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돕겠다”라고 했다.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론은 지난 4월 제기됐다.
1강으로 앞서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설 반이재명 빅텐트 후보로 한 전 총리가 조명을 받은 것이다.
거칠어져 가는 통상전쟁의 파고를 넘고, 개헌을 추진할 적임자로 한 전 총리가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4월부터 진행됐지만, 관심은 한 전 총리의 출마여부에 쏠렸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한 전 총리의 출마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고무된 한 전 총리는 지난 1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서 사퇴하고 2일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의 행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추진이라는 점에서 삐걱거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경선은 예선이냐”라는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어깃장을 놓으면서 단일화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에 단일화를 압박하다 급기야 10일 새벽 김 후보의 후보자격을 취소하고 한 전 총리를 입당시켜 당 후보로 등록하는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당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며 한 전 총리의 9일 천하는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