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일본과는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면서 “조ㆍ일(북ㆍ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전날 김 부부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다고 공개했으나 불과 하루만에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는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 비핵화’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북한의 전제조건을 일본이 거부한 데 대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은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핵 및 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교적 관계 개선만 고려했을 뿐 일본의 현안인 납치 문제와 핵 폐기 등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부하면서 북ㆍ일이 대립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일본 납치자 문제와 핵ㆍ미사일 문제를 제외한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고, 일본은 해당 의제를 빼놓고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양측은 팽팽히 대립하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앞서 2002년 남북 화해무드를 타고 이뤄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도 ‘일본인 납치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결과적으로 실패하게 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멘트 하나하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 “일본은 북한과의 현안 해결을 위해 기존 방침에 따라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