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1주년과 2주년에 각각 판문점 ‘평화 퍼포먼스’와 강원도 제진역 ‘동해 북부선 추진 기념식’ 등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별도의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다.
북한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무시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공동번영, 자주통일 등을 약속한 판문점선언은 2018년 한반도의 봄날을 꿈꾸게 한 지렛대였다. 후속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미북정상회담, 남북 군사합의 등이 이어지며 한반도의 봄날이 도래한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미북정상회담이 충격의 ‘노딜’로 막을 내리며 미북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양측은 설전을 주고 받으면서도 협상 테이블 복귀를 타진했으나 결국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거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퍼지면서 북한 이슈는 미국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김 위원장과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펼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조차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북 대화라인은 붕괴됐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간자이자 대화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애매해졌다.
북한과 미국도 호응하지 않는 상황 속에 문 대통령은 “대화”만을 외칠 수밖에 없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이해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북한도 미국도 ‘대화’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