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지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문 대통령 마케팅에 올인했던 민주당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다.
2018년 이후 민주당의 선거 필승 카드는 ‘문재인 마케팅’으로 통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정점을 찍었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되면서 선거 직전 대통령 지지율은 70%를 돌파했다.
당시 선거 유세장마다 문 대통령 이름이 울려 퍼졌고, 문재인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습이었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광역지자체장 선거에서 대구·경북 지역만 빼고, 민주당이 싹쓸이 했다.
총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을 선거의 상징으로 걸었고,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선거 전 발표한 1분 분량의 TV 광고 영상은 문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으로 도배됐다.
민주당은 국회 의석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하는, 여권으로서는 민주화 이후 최대의 승리를 거두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이긴 게 아니라 문 대통령이 이겼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문 대통령 마케팅이 실종됐다. 박 후보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 재개발·재건축은 공공주도만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은 공공이 주도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한결같은 원칙과 배치되는 말이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변화는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지지율)은 34%로 집계됐다.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