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던 시신 운구 프리랜서가 영안실에 보관된 시신에서 금니를 뽑아 훔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시신 운구 프리랜서는 한달 전에도 유사한 사건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14일 장례식장 안치실에 진입해 시신의 치아에서 금니를 뽑아 훔친 혐의로 30대 시신 운구 직원 A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 3시 30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 진입해 시신 보관용 냉장고에 있던 시신 3구에서 미리 준비한 펜치와 핀셋 등으로 금니 10개를 뽑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금니 10개의 가격은 100여만 원이다.
평소 여러 장례식장을 오가며 시신 운구 일로 돈을 버는 프리랜서 A씨는 안치실에 손쉽게 진입했다. A씨는 영안실에 침입해 사체보관 냉장고 문들을 여러 차례 열고 시신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누군가 안치실에 들어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A씨를 체포하고 금니 10개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A씨는 생활이 궁핍해 금니를 뽑아 팔기 위해 훔쳤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간 차량을 이용해 시신을 운구하며 돈을 벌었으나 최근에는 일감이 끊겨 한 달 수입이 1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장례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한달 전에도 다른 장례식장에서 비슷한 사건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례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안실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시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은 “핵심은 영안실에 너무 많은 인원이 드나든다는 사실”이라면서 “허가받은 사람 외에는 영안실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무나 영안실에 출입하다보면 시신 탈취가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혹시나 소송 등의 이유로 시신이 탈취되면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