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마다 짙은색 운구차가 스페인 마드리드의 공동묘지 라 알무데나에 들어선다.
에드두아르 카톨릭 신부는 건물 밖으로 나와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마지막 장례를 집전한다. 고인을 만나는 사람들은 5명을 넘을 수 없다. 운전자가 트렁크를 열고 관을 보이면 신부가 기도를 한다. 기도하고 성수를 뿌리면 5분 만에 모든 예식이 끝난다.
고인과 마지막 이별을 위한 포옹이나 키스는 허락되지 않는다. 고인을 위한 추모의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것이 유럽의 현실이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서유럽에서 손 꼽히는 규모의 라 알무데나 공동묘지에는 수많은 이들이 묻혀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 묘지에 묻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서 사제가 성수를 뿌리는 모습. (c) CNN
카톨릭 문화 특성상 장례식에서 고인을 위한 기도식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국가의 봉쇄조치로 인해 성당들이 일제히 문을 닫아 장례 미사를 볼 수 없다.
장례식을 진행하는 에드두아르 신부는 “그들(유족)의 얼굴에서 엄청난 고통을 본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데다 같이 추모할 사람조차 곁에 없다”고 비통해했다.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은 카톨릭 문화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사망자가 너무나 많이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쓰고 있다.
거의 모든 교회와 성당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라 알무데나는 카톨릭 신자들이 신부의 장례미사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다.
에드두아르 신부는 “그들과 가까워지려고 한다”면서 “그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해주고 내가 함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나도 속상해 울곤 한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