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사회팀】= 이광종(51) 전 감독이 만든 뼈대에 신태용(45) 감독이 살을 입힌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겨냥한 올림픽축구대표팀에는 두 사령탑의 노고가 모두 묻어날 전망이다.
신 감독은 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국가대표팀 코치로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을 보좌해 온 신 감독은 이광종 전 감독이 급성백혈병으로 물러나면서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스스로 "올림픽팀에 대해서는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신 감독의 올림픽대표팀행은 계획에 없던 행보였다.
당연히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신 감독이 갖고 있는 정보 또한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지난주 부랴부랴 킹스컵이 열리는 태국으로 건너가 먼발치에서 지켜본 것이 전부다.
시간은 없지만 반대로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올림픽 본선이 열리는 내년 8월까지 신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6개월 뿐이다.
가깝게는 다음달 27일 인도네시아에서 개막하는 2016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 통과부터 걱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브루네이 등 예선에서 만나는 팀들의 수준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변수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이 대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올림픽행 티켓이 걸린 내년 1월 본선 출전조차 불가능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전 감독은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을 위한 구상을 내려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 감독은 "이광종 감독님이 기본 계획서를 다 짜놓으셨다. 태국에서 코칭스태프와의 회의를 통해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를 했다"고 전했다.
예선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수 선발에도 이 감독의 데이터가 상당 부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이 전 감독의 틀을 되도록이면 고스란히 이어받을 생각이다. 여유가 없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신임 감독의 통과 의례와도 같은 코치 재개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이유다.
"코치진 교체는 없다. 지금 있는 코치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신 감독은 "많이 돌아다니면서 선수들을 봐야 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대학선수권에서 조금 보고 코치진과 이광종 감독님이 갖고 있던 리스트를 통해 될 수 있는 한 많은 선수를 소집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전 감독의 도움으로 대표팀이 뿌리를 내린다면 그때부터는 '신태용의 색깔 입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신 감독은 "3월 1차 예선이 끝나면 내년 1월 최종예선까지 조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 중간중간 소집과 초청경기, 때로는 합숙훈련 등을 통해 색깔을 입히는 것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구상을 내비쳤다.
이어 "훈련과 경기를 지켜보니 조금만 더 색깔을 입히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수비수인 송주훈과 우주성, 연제민의 경우 신체적인 조건과 파워풀한 모습이 좋았다. 골을 먹지 않으면서 2~3골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