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문화

'출판계 거목' 민음사 박맹호 회장 별세

  • STV
  • 등록 2017.01.23 09:19:35

【stv 문화팀】= '출판계 거목'으로 통하는 출판사 민음사 그룹의 박맹호 회장이 22일 오전 0시4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충북 보은 출신인 박 회장은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출판계를 이끈 대표적인 출판 1세대로 1966년 서울 청진동 옥탑방 한 칸이 출판계 출발이었다.

인도 사람이 쓴 책을 일본 작가 오카 마사히로가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신동문씨가 한글로 옮긴 '요가'가 처음 펴낸 책이다. 이 책은 2만부 가까이 팔리며 화제가 됐다. 이후 5000종이 넘는 책을 내놓으며 한국 출판계의 산증인이 됐다.

1970년대 시인 고은, 문학평론가 김현 등과 의기투합해 '세계 시인선'과 '오늘의 시인 총서'로 시집 출판 붐을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시집류는 비인기 장르였다. 그나마 김소월, 서정주, 김영랑, 유치환 등 종종 읽히는 작가는 몇몇에 불과했다.

박 회장은 하지만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를 시작으로 김춘수의 '처용', 천상병의 '주막에서', 고은의 '부활', 박재삼의 '천년의 바람', 황동규의 '삼남에 내리는 눈' 등 한국 시단의 거목으로 자리 잡은 젊은 시인들의 작품을 '오늘의 시인 총서'를 통해 세상에 냈다.

이 총서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로 이어지면서 시의 독자층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다른 문학 출판사들의 시집 출판의 전범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집을 발행하면서 가로쓰기를 시도했고, 새로운 판형인 '국판 30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문학과지성사 등이 이 판형을 사용하면서 국내 시집의 표준형이 됐다.

한수산, 박영한, 이문열, 최승호, 조성기, 강석경, 이혜경, 이만교, 정미경 등 대형 신인을 발굴해 낸 '오늘의 작가상'과 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과감하게 단행본으로 펴낸 '오늘의 작가 총서'를 통해 박 회장은 본격적인 단행본 출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또 '이데아 총서' '대우 학술 총서' '일본의 현대 지성' '현대 사상의 모험' 등을 통해서는 교재 출판 수준에 대부분 머물렀던 인문학, 자연 과학 등 기초 학문 출판을 다양한 형태로 장려했다.

북 디자이너 정병규와 힘을 합쳐 책 장정과 광고의 역사를 개척해 나가기도 했다. 1990년대 초에는 대중 출판의 시대를 맞아 편집부 직원이었던 이영준을 주간으로 발탁, 문인 또는 교수가 아니라 편집자가 출판을 주도해 가도록 함으로써 '전문 편집자 시대'를 여는 길잡이 역할도 했다.

이후 비룡소, 황금가지, 사이언스북스 등 민음사의 계열 자회사를 통해 각각 어린이 책, 대중 문학, 과학 책 등을 펴냈다.

지난해 6월에는 고향 충북 보은군에 보은읍 장신리의 임야 2만2409㎡를 기증했다.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관리해온 땅으로 공시지가는 1억2000만원이지만 실거래가가 4억∼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소설가가 될 뻔했던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시사지 '현대공론'에 소설을 투고, 당선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박 회장은 더욱 소설에 주력했다. 이후 단편 '자유풍속'이 1955년 제1회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제외됐다.

소설을 그만두고 출판으로 들어선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소설을 읽으면서였다. 그는 2012년 자서전 '박맹호 자서전, 책' 발간 기념 간담회에서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여러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이라는 것이 천재가 쓰는 거라는 절망을 느꼈다"며 "그래서 소설에 대한 꿈을 접고, 차라리 다른 천재를 발굴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출판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팔순의 나이에도 출판 일을 챙겼던 박 회장은 영원한 현역으로 통했다. 그는 "무엇인가를 안 하면 항상 불안해하는 스타일이에요. 일을 쉰다는 것은 정말로 저에게 고문이어서 그런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한국단행본출판협의회 대표를 지냈고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화관문화훈장, 서울시문화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 씨와 상희(비룡소 대표이사)·근섭(민음사 대표이사)·상준(사이언스북스 대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 24일 오전 6시, 장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02-2072-2020

webmaster@stv.or.kr
www.stv.or.kr


문화

더보기
새 교황에 레오 14세…美 출생, 페루 빈민가 20년 헌신 【STV 박란희 기자】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는 미국에서 태어나 페루 빈민가에서 20년간 사목활동을 헌신했다. 오랜 페루 생활로 시민권까지 얻는 그는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맹활약했다. 신학적으로 중도 성향이라 성당 내 대립 중인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교리교사로 일한 프랑스·이탈리아 혈통 아버지를 따라 성당을 다니며 복사로 활동했다. 어머니는 스페인계 도서관 직원으로 일리노이주 성직자들이 그의 집을 출입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신학교에 입학해 교황청립 안젤리쿰 대학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획득했으며, 19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와 가까운 페루 북서부 추루카나스 교구에서 10년간 사목했다. 2001년부터 12년동안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장으로 활동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로 2014년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 교구로 파견됐다. 이 교구는 빈민가와 농촌 지역을 담당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지역

더보기
프리드라이프, 상조업계 첫 호주 크루즈 여행 론칭 【STV 박란희 기자】프리드라이프가 상조업계 최초로 호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프리드라이프(대표 김만기)는 오는 11월 업계 첫 호주 크루즈 여행을 기념해 6월 한 달간 ‘처음 만나는 호주’ 크루즈 얼리버드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프리드라이프가 처음 선보이는 호주 크루즈 여행은 11월 3일 대한항공 직항으로 호주 브리즈번에 도착한 후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을 보유한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퀀텀호를 타고 7박 8일간 호주 일대를 누비며 관광과 휴양을 즐기는 상품이다. 브리즈번은 호주를 대표하는 제3의 항구도시로 아름다운 섬과 해변을 자랑한다. 브리즈번 강가에 자리한 인공 해변 스트리트 비치에서 물놀이를 즐기거나, 마운틴 쿠사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브리즈번 시내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식물이 가득한 도심 정원인 보타닉 가든과 40km의 황금빛 해변이 펼쳐지는 골드코스트 비치, 청록빛 바다와 해안선이 환상적인 에얼리 비치 등 호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즐비하다. 호주 퀸즈랜드주의 대표 휴양도시인 케언즈도 빼놓을 수 없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원시 열대우림 쿠란다는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가 된 원시의 숲으로, 쿠란다 시닉 레일 웨리

연예 · 스포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