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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 사람]황석영 "만년문학, 실험하고 부딪히고 깨질 것"

  • STV
  • 등록 2015.03.09 09:13:55
【stv 문화팀】=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
 
소설 '소나기' 속 이 문장은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이 고향인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의 문학관인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경기도 양평군에 들어서는 데 역할을 했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다는 건 소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셈이 됐다.
 
지난 6일 출판사 문학동네와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함께 마련한 소설기행 참가자 30여 명이 이 '소나기마을'을 찾았다. 소설가 황석영(72)이 소설로 걸어온 이들을 안내했다.
 
"소설은 가상의 진실이다."
 
황석영은 단호했다. '우리가 소설에서 배우는 것들'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그는 "책에는 무수한 사람의 인생이 깃들어 있다. 실제 생활에서는 거짓밖에 보이지 않지만, 문학에는 그의 내면, 뒤안길, 영혼의 깊이가 담겼다. 이를 통해 타자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면서 자기 안에 깊은 터가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설을 거짓말과 나란히 두는, 소설을 읽는 행위를 쓸데없는 짓이라고 규정하는, 나아가 한국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이들을 거침없이 쳐냈다.
 
"소설을 읽으면 감성뿐만 아니라 인생이나 세상을 대할 때 힘이 생기고 능력이 생긴다. 문학에서 간접 체험했던 것들, 소설들이 말하고 있는 것들이 되씹어지며 자기 안에서 힘이 난다. 소설을 읽는다는 건 대단히 중요한 자산이다."
 
오늘날 소설을 서사가 만개했던 1970년대에 빗대 말했다. "2000년대 이후 문학은 현실 앞에서 서사로 해결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늘 현실에 눈을 부릅뜨고 있다. 70년대와 내용, 풍속, 시대가 달라졌는데 한 바퀴 돌아온 거 같다." 문학동네에서 최근 출간된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위해 식민지 시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 단편 문학을 읽고 또 읽은 뒤 내린 판단이다.
 
"사람도, 시대도 달라졌는데 문학에 흐르는 힘이 있다. 젊은 피를 수혈받아 수십 년은 젊어진 거 같다. 회춘과 같은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은 그의 만년문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수년 전부터 알려온 '철도원 3대' 이야기다. "형식 실험을 하면서도 긴가민가했다. 나이 든 사람이 문청(文靑)도 아니고 이게 맞는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젊은 작가들의 흐름을 보면서 내가 맞는구나 하는 자신이 생겼다. 말하자면 그들은 다른 동네 가서 놀 줄 알았는데 지근거리에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생겼으니 이내 탄력이 붙을 테다.
 
황석영은 "'철도원 3대' 이야기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쓸까 한다. 환상과 비약을 서슴지 않겠다는 거다. 그게 만년문학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만년문학은 평화롭고 안정을 추구하는 문학이 아니라 갈등과 모순으로 돌아가 늙은이가 실험하고 부딪히고 깨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석영 만년문학의 또 다른 힌트는 소나기마을에 있다. "1962년 사상계 신인상을 받을 때 나를 뽑아준 스승이다. 젊었을 때는 수줍고 자존심도 있어서 누구 제자라고 말하기 뭣했지만, 나도 나이 먹고 보니까 황순원 선생 제자"라는 그는 황순원의 '모든 영광은'을 '한국 명단편 101'에 실었다.
 
대표작 '소나기'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 작품은 이념 갈등이 남긴 상처와 그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을 다룬다. "휴머니스트로서 황순원 선생이 어떤 입장으로 문학을 대했는지가 드러나는 작품이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눈물겨운 '인생파의 작품'"이라고 했다.
 
"문학은 양손잡이다. 인생파의 경지에 간 문학은 무엇으로도 가를 수 없다. 인생을 무엇으로 가르고 규명할 수 있을 것인가. 나이 들고 철 들어서 보니까 결국 인생파의 문학이 진경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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