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총선 참패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여당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작은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설’이었다. 친윤계에 선거 책임론이 일자 친윤은 ‘당대표는 비윤이 맡더라도 원내대표는 친윤’을 밀고 나갔다.
결국 3선에 오른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의원의 출마설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눈치만 볼 뿐 누구도 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원외에 있는 인사들까지 나서 이 의원에게 ‘자중하라’고 주문하면서 이 의원은 출마 의사를 접었다.
이후 이 의원은 앞에서는 자신에게 출마를 권유해놓고 뒤에서는 불출마를 압박한 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배현진 의원이라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배 의원도 친윤계 인사로 분류되니 친윤계 내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배 의원은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고, 이 의원은 뒤늦게 “소이부답”이니, “배 의원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라느니 등의 어설픈 해명으로 분란만 조장했다.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황우여 위원장은 6월말~7월초께로 예상된 전당대회 시기를 늦추겠다는 발언으로 당 안팎의 반발을 샀다.
‘관리형 비대위’를 맡겨놓았더니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황 위원장은 한발 물러나면서도 여전히 전대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과의 사이가 소원해졌느냐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 길을 걸어갈 것”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검찰 재직 시절 죽고 못 사는 사이였다는 건 세상이 모두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놓고 양측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애매한 답변은 양자 갈등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라고 했는데, 여당에는 자기 말 하려는 사람만 많고 장을 담그려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