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어차피 의장은 추미애 아닌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으로 끝나자 시선은 곧장 국회의장 경선에 쏠렸다.
관행상 제1당의 선수가 가장 높은 의원이 의장을 맡아왔으나, 민주당은 의장 경선에 돌연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추미애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22대 당선인 중 가장 선수가 높은 이는 추 당선인이었고, 게다가 ‘최초의 여성 의장’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무난한 당선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선 투표가 도입되었고, 추 당선인은 친명(이재명)계인 조정식·정성호 의원 그리고 우 의원과 표심경쟁을 벌여야 했다.
추 당선인과 조·정 의원은 “명심은 내게 있다”면서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등 줄곧 명심에 호소했다.
조·정 의원이 차례로 사퇴하면서 모든 명심이 추 당선인에게 쏠리는 듯했다.
이른바 ‘추미애 대세론’이 강했지만 우 의원은 꿋꿋이 버텼다.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는 태도로 선거 완주 의지를 보였다.
16일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우 의원은 불과 9표 차이로 추 당선인을 누르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우 의원은 89표, 추 당선인은 80표를 얻었다.
당 안팎에서 친명계 후보로 분류됐던 추 당선인의 패배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 의원을 최고의 국회의장 후보로 여긴다기보다는 추 당선인에 쏠려있던 명심에 대한 반감이 아니었을까.
우 의원은 당선 일성으로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라면서 중립적인 국회 운영을 시사했다.
우 의원이 선출된 건 이 대표의 일방적인 당 운영에 대해 민주당 당선인들이 따끔한 회초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