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장례식장에서 곰탕 나오면 안 되나요? 육개장 지겹잖아요.”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면서 세상의 변화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라고도 했다. 중국의 병법가 손자는 ‘전승불복(戰勝不復)’이라는 표현으로 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상조·장례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상조·장례업계도 끊임없이 변해야 산다. 그렇다면 장례업계에서는 어떤 부분이 변화할 수 있을까?
장례식장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장례식장 음식은 대부분 육개장이다. 옛날에 먹을 것이 귀한 서민이 적은 양의 고기를 많은 사람에게 먹이기 위해 고깃국에 파, 고사리, 숙주 등 채소를 많이 넣고 끓인 것이 육개장의 시초이다.
1896년 ‘규곤요람’에도 언급된 육개장은 그만큼 역사가 깊다. 조상들은 먼 길을 걸어 조문 온 손님들에게 귀한 소고기국을 대접했고, 육개장의 붉은 기운이 귀신을 막아 문상객에게 붙는 잡귀를 막기 위해 고추 기름이 들어간 빨간 육개장을 대접했다고 한다.
문제는 시대가 달라지고 입맛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장례식장에서 먹는 육개장이 지겹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장례식장 업주 A씨는 “육개장을 내주면 아예 안 먹고 다른 음식은 없느냐고 묻는 조문객들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취향이 다양해진 시대를 맞아 장례식장에서 음식을 다양화 하면 어떨까. 한국인이 좋아하는 국밥이나 곰탕 등을 도입해 조문객들을 대접하면 어떠한가.
수도권 장례식장 업주 B씨는 “음식을 다양하게 접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메뉴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생존하기 위해 자신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는 시대이다. 장례식장도 다양한 취향의 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
월트 디즈니 CEO인 밥 아이거가 ABC방송국에서 일할 때 자신의 상사가 항상 되뇌었다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
“혁신이 아니면 죽음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