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그의 결정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 많았다.
김하성은 2021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룬 김하성에게 왜 하고 많은 팀 중에 그곳을 택했냐는 반응도 많았다.
샌디에이고 내야진은 당시만 해도 1루수 에릭 호스머-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3루수 매니 마차도-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로 이뤄져 있어 탄탄함을 자랑했다. 메이저리그에 신인으로 데뷔하는 김하성이 뚫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김하성에게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아쉬움을 더했다. 토론토에서는 주전 진입이 쉬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를 선택했다. 그는 샌디에이고 입단 확정 후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팀이라도 메이저리그에 있는 선수들이다. 내 입장에선 조금 더 좋은 선수층을 갖고 있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면서 “프로에서 항상 경쟁 했고 적응기가 있었다. 자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에서 최정상급 유격수로 인정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지만 ‘배우고 싶다’는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안겨주며 김하성을 품에 안았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117경기에 출장해 타율 .202 8홈런 34타점 6도루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절치부심한 김하성은 시즌을 제대로 준비했다. 팀 최고의 스타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을 입은 데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출장 정지를 당하면서 주전 유격수 자리가 김하성에게 주어졌다.
이후 김하성의 활약은 수비에서 도드라졌다. 한국에서 뛸 때보다 훨씬 더 견고한 수비력으로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올 시즌 150경기에 출장해 타율 .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로 공격면에서도 일취월장했다. 공수 양면에서 크게 발전한 것이다.
샌디에이고로 향할 당시만 해도 김하성의 선택은 존중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스스로 증명했다. LA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2루타를 터뜨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를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시켰다. 이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제치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