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형석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고향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대구, 울산, 부산을 잇는 영남권 집중 유세에 나섰다. '험지'로 불리는 보수 강세 지역에서 뿌리와 정체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안동 웅부공원 유세에서 "안동은 제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며 "부모님과 선대가 모두 이곳에 묻혀 있고, 저도 결국 안동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고향 분들은 저를 어여삐 여겨주시지 않느냐"며 울컥한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영남에서 군사독재 정권이 뿌리내린 역사적 배경을 언급한 그는 "편 가르기로 장기 집권했던 정권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표를 얻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비판하며, "국민을 하나로 묶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페이스북에서도 이 후보는 고향 안동을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합 정치 기조를 잇겠다고 밝혔다.
보수층을 겨냥한 유세 메시지도 강화됐다. 그는 포항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을 기리며 묵념으로 유세를 시작하고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게 더 높은 예우와 두터운 지원을 하겠다”고 보훈 강화를 약속했다.
안동 유세 현장에는 그의 초등학교 은사 박병기 씨가 등장해 이 후보에게 직접 '수(秀)'가 찍힌 성적표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이후 동대구역 유세에서 "대구를 AI 로봇 수도로 키워 첨단 산업 거점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울산에서는 시민들과 직접 소통한 데 이어 부산역 유세에서는 "부산을 글로벌 물류와 문화·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영남권 유세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세 번째다. 앞서 이 후보는 13~15일에도 대구·경북, 울산, 부산, 경남을 잇달아 방문하며 지역 민심 공략에 집중해왔다.
그는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영남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도 안동에서 나왔듯, 이제는 안동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