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서 떠난 것일까.
나 부위원장이 제안한 저출산 정책에 대해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강한 반박에 나서면서 나 부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3·8 전당대회의 키로 꼽히는 나 부위원장이 제시한 ‘출산 시 대출 원금 탕감’이라는 정책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 불쾌감을 여과없이 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일련의 언행은 수십조 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적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공직자로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실 측이 이례적으로 강한 반응을 내놓은 만큼 나 부위원장의 해촉 가능성마저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보건복지부 기자간담회에서 4천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셋째 출산 시 원금 일부나 전액을 탕감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이른바 헝가리식 출산 장려 방식이다. 헝가리는 신혼부부에게 1000만 포린트(약 4천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째를 낳을 경우 원금 절반을, 셋째를 낳으면 전액을 탕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혼인률이 급증했다는 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분석이다.
나 부위원장의 정책 발표에 대해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 정책 기조와 상반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은 이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라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나 부위원장의 재반박 이후 대통령실은 부글부글 끓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정책을 전면 부정하고 나서면서 나 부위원장으로부터 윤심이 떠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