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고 있지만 장례식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다회용기 사용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감지된다.
자원순환시민센터가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시민 230명을 대상으로 장례문화와 일회용품 사용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유로 30.4%인 70명이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13일 전했다.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에서 제공한대로 일회용품을 사용했다는 답변은 29.6%(68명), 다회용기를 사용했다는 답변은 0.8%(2명)에 불과했다.
평소 장례 진행이나 장례식 참석 때 일회용품 사용 여부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9.5%(137명)는 그렇다고 답했고, 40.5%(93명)는 아니라고 답했다.
본인이나 친인척이 장례식을 진행할 때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자 32.6%(75명)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말린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답변은 7.4%(17명)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장례문화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우선돼야 할 점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강한 정책적 규제(36.5%)가 가장 많이 꼽았으며, 장례업계의 자발적 사용 자제 29.1%(67명), 의식변화와 거부 운동이 19.2%(44명) 등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정부정책에 따라 모든 장례식장은 플라스틱 수저 세트와 그릇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에서 장례식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조문객이 줄었는데 다회용기를 쓰라고 하면 순순히 쓰겠느냐”면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다회용기 사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