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 달째 맹위를 떨치면서 장례식의 풍경마저 바뀌고 있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만남이나 접촉 자체를 자제하거나 회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장례식마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장례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조문객은 평소 10~20%에 그치는 실정이다.
그나마 방문한 조문객들도 입구부터 체온을 재고 손소독을 하며 빈소에 입장한다.
평소 상주의 손을 맞잡고 위로를 건네던 조문객들의 모습이 조심스럽다. 그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눈인사를 주고 받는 데 그친다.

그 눈인사마저 마스크를 쓴 채로 나누다보니 어색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喪)을 당한 유족들은 장례 부고를 돌리는 것도 부담스럽다.
한 유족은 “장례 소식을 알리자니 눈치가 보이고, 안 알리자니 서럽다”고 토로했다.
유명 장례식장은 출입객 모두에게 문진표를 작성하게 해 조문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체온까지 측정해야만 장례식장에 들어설 수 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몸이 불편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애초에 장례식장을 찾지 않는다”면서 마스크만 잘 착용하고 장례식장을 방문하면 별 탈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상조·장례업계는 방역에 철저히 신경쓰며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각 화장장에서도 수시로 소독작업을 통해 평소보다도 청결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현재로선 뚜렷한 대책이 없다. 그저 버티는 수밖에는….” 장례업자들은 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조문객 감소로 장례식장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발표된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정부대책에서 ‘장례업계 지원’은 빠져있었다. 이에 장례업계가 보건복지부에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강력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장례업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