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상조그룹(회장 최철홍)이 향군상조회를 전격 인수했다. 향군상조회가 선수금 3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조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상조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준오 보람상조 대표이사는 향군상조회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향군상조회 사내이사와 감사도 오준오 대표 등 보람상조 관계자들로 변경됐다.
재향군인회에서 향군상조회 인수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으로 매각된 향군상조회를 다시 보람상조가 인수하게 된 것이다.
컨소시엄은 코스닥 상장업체 등 상조업계와 관련 없는 업체들로 이뤄졌다. 당초 보람상조가 컨소시엄과 향군상조회 경쟁했으나 입찰가에서 밀리며 인수전에서 철수했다.
컨소시엄은 향군상조회를 320억에 인수하했으며, 향군상조회 관계자들과 합동근무를 통해 경영에 의지를 보였다. 향군상조회의 사명(社名)을 3월까지 유지하고, 이후 사명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컨소시엄은 향군상조회가 신협과 맺고 있던 상조상품의 수당 비율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향군상조회도 신협의 상품판매 수당 비율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조정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또한 컨소시엄은 상조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데다 상조공제조합 가입조차 여의치 않자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보람상조는 컨소시엄을 설득한 끝에 향군상조회를 인수하게 됐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매각 추진중이던 향군상조회를 상조경험이 없는 일반 기업이 인수할경우 상조서비스 질과 상조업계의 신뢰가 낮아질수 있다”면서 “30년 전통의 국내대표 상조기업인 보람상조가 위기에 처한 재향상조회를 인수하는 것은 같은 상조기업으로서, 상조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당연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람상조가 향군상조회를 품에 안으며, 보람상조그룹의 선수금은 약 1조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상조업체의 선수금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최초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최상위권 업체인 보람상조가 향군상조회를 인수한 것은 향군상조회와 그 회원들을 위해 잘된 일”이라면서도 “향군상조회의 부채가 만만치않기 때문에 보람상조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