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의 오랜 숙원인 ‘사업자단체’가 올해 출범했다. 하지만 통합된 단체가 아닌 둘로 쪼개져 출범하며 업계 관계자들을 근심케 했다.
상조사업자단체인 대한상조산업협회(회장 김옥권)와 한국상조산업협회(회장 박헌준)은 지난 7월 4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창립총회가 열렸는데 오전에는 대상협이 오후에는 한상협이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협회를 출범시켰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상협이 미리 창립총회를 계획하고 조율을 끝낸 상황에서, 한상협과 틀어진 회원사들이 따로 나와 대상협을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협 김옥권 회장(한강라이프 회장)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작심한 듯 한상협에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한상협이) 특정업체와 특정인 중심으로 협회가 운영될 조짐이 보여 대상협을 만들게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상조산업협회 김옥권 회장(왼쪽)과 한국상조산업협회 박헌준 회장
김 회장에 따르면 한상협이 대형업체 위주로 운영될 분위기가 감지돼 뜻이 맞는 중소형 업체들과 대상협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상협 창립총회는 통합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한상협 박헌준 회장(프리드라이프 회장)은 “하나로 뭉쳐야 힘을 낼 수 있다”면서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 20일 열린 ‘2019년도 선불식 할부거래 분야 발전을 위한 워크숍’에서도 확인됐다.
대상협 김옥권 회장은 “(한상협이) 특정업체, 대형업체 위주로 돌아갈 우려 커져서 업체들이 뜻 모아 (별도의) 사업자단체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상협 박 회장은 “다소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우려하는 시각으로 두 사업자단체를 바라보고 있다. 힘을 합쳐도 모자를 판에 사분오열 되어있는 상황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냐는 것이다.
공정위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나의 사업자단체로 통합되어야’ 공식 인가를 내주겠다는 것이다.
상조 워크숍에서 공정위 송상민 소비자정책국장은 “협회 발전을 위해 (두 개의 협회를) 상당기간 운영을 해보고 통합된 단일 형태의 협회를 인가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통합하지 않으면 인가는 없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는 발언이다.
2020년 상조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사업자단체 통합’으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