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장례식장을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렀다. 떠들썩한 장례식장을 선호하는 한국의 장례문화가 문 대통령의 가족장을 계기로 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 모친상은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엄수하며 마무리됐다.
장례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가족과 친지만 참석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평소 검소했던 고인이 원했던 장례방식이라,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과 주요 인사들의 조문 및 조화를 거절했고, 조문 온 시민들도 모두 돌려보냈다.
장례미사 역시 비공개로 진행되며 소박한 가족장이 진행됐다. 이 같은 가족장에 대해 시민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
서울에 사는 김아무개(57)씨는 “문 대통령이 모친상을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른 것은 사리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조아무개(38)씨 또한 “장례식장에서 일일이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힘들어 하는 것보다 고인을 알고 지냈던 사람들끼리 추모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에 사는 이아무개(45)씨는 “문 대통령이 공인이기 때문에 가족장을 택한 것이지만, 일반인이 장례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서운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아직 한국사회의 정서상 ‘가족장’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여전히 조문객이 많고 조화가 많이 놓여야 ‘고인의 마지막길을 제대로 보내드리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화장 후 자연장의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수목장 이후 일반인들의 수목장(자연장)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가족장’이나 ‘직장’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3일장’ 문화가 강고한 상황이다.
상조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에 가족장이 정착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