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청와대 외교안보 핵심 참모진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문재인정부 대북 정책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현재의 단절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되, 초기에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1기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은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그는 육사 38기 출신으로 국방부 군비검증통제단장 등을 역임한 군 출신 인사인 동시에 북한 전문가로서도 손에 꼽힌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당시 실무자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북핵 6자회담 국방부대표,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등을 지낸 북한 전문가다.
이 1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도 겸임한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 직제 개편을 통해 1차장이 안보전략, 국방개혁, 평화군비통제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안보전략은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문제를, 국방개혁은 북핵 위협에 따른 대비태세를, 평화군비통제는 남북 간 군사긴장 완화와 대외 군사협력 등을 핵심으로 다룰 계획이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로드맵도 짜야 한다.
이러한 고차 방정식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다루기 위해 대북 협상 경험이 풍부한 군 출신의 군비통제 분야 전문가를 책임자로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한국군의 전작권 환수 필요성을 언급, 문재인정부의 '임기 내 환수' 공약을 추진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교안보 분야 한 전문가는 "이 1차장은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핵심 사안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북한군사전문가"라며 "1차장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도 대화를 중시하는 외교 전문가로 분류된다. 2차장은 외교정책, 통일정책, 정보융합, 사이버안보 등 기존의 외교안보수석의 역할을 담당한다. 남북 간 정치·경제·사회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김 2차장 또한 남북이 대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도발을 자제해야 하며, 대화의 조건을 정하는 데 있어 미국의 입장도 고려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상태다. 북한 도발 억제, 궁극적으로는 비핵화를 대화의 조건으로 잡고, 벗어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문제 또한 북핵 문제 진전 여하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통상전문가인 데다가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또한 다자외교 전문가여서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남북관계 등 핵심 안보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통일부장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아, 후속 인선을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