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국민의당이 3일 바른정당 비(非)유승민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를 계기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정체 국면을 벗어날 '막판 변수'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집단 탈당 사태로 유승민 후보 입지가 더욱 좁아진 가운데, 탈당 세력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홍준표 후보로의 보수층 추가 이탈을 차단해 안 후보로의 중도보수 재결집을 꾀하려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이날 전북 익산역 광장 유세에서 "자유한국당이 어떤 세력이냐. 헌법재판소 탄핵 판결까지도 부정한 수구세력"이라며 "가짜 보수세력"이라고 규정했다.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을 '탄핵 반대파'로 규정, 국정농단 사태에 비판적인 중도보수 유권자 표심 자극에 나선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 "(바른정당 집단탈당 사태로)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집단탈당 사태를 겪은 바른정당에 되레 후원금과 당원 수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비판적인 중도보수층이 존재하고, 이들이 사표심리에 의해 결국은 유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은 안 후보에게 오리라는 것이다.
국민의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뉴시스와 통화에서 "바른정당 집단탈당 사태는 문재인과 안철수 중 왜 안철수를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보태줬다"며 "국민들은 집단탈당 사태를 보면서 과거식 대결정치가 강화되겠다는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집단탈당 사태로) 홍 후보 지지율이 빠지면 일부는 유 후보에게 가고, 일부는 안철수한테 올 것"이라며 "유 후보에게 가는 표는 사표니까 언제든지 우리에게 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조기대선이 불과 6일밖에 남지 않은데다 이날부터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는 만큼 사표심리에만 기대기보단 드라마틱한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민의당 내에선 이에 유 후보의 사퇴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 선대위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유 후보를 겨냥, "(대선 후보 수는) 최소한 하나 정도는 줄지 않을까 하는 관측들이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TV토론 등에서 유 후보의 일부 공약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또 다른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유 후보가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사퇴해준다면 좋은 그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직접적인 단일화 합의를 이루지 않더라도 사실상 유 후보가 안 후보를 밀어주면서 표에 의한 단일화에 속도를 붙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후보가 공개적으로 완주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 만큼,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이같은 복안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때문에 결국 김종인 개혁공동정부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그동안 개혁공동정부 초점을 '바른정당'으로 맞춰온 만큼, 바른정당과의 물밑접촉을 통해 유 후보의 사퇴 및 안 후보 지지를 유도하거나 적어도 합리적 보수 지지층을 끌어올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준비위 가동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음에도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