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4일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에게 승리를 내어주며 그의 세번째 대권 도전은 막을 내리게 됐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여론조사 및 현장투표 합계 18.07%를 얻어 국민의당 대선 경선을 종합 2위로 마무리했다. 75.0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안 전 대표 득표율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결과다.
손 전 지사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경선에 나서 정동영 의원에게,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2017년에는 국민의당에서 안 전 대표에게 패해 세번 연속 본선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항상 대권 주자 반열에는 올라왔으나,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해 한 번도 본선에 나가지 못하는 진기록을 남긴 셈이다. 손 전 지사는 현재 70세다. 앞으로 또 대선에 도전하기에는 연령적으로 아무래도 부담이다. 결국 이번 대선을 끝으로 큰 꿈을 기약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손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여러 관측이 많지만,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다. 손 전 대표가 경선과정에서 '연대론'을 강조하며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과 부딪히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의 손을 놓을 정도의 감정 싸움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을 나가 다른 당이나 세력을 통해 대권에 도전하기엔 이미 대선 구도가 짜여진 상태다. 아울러 손 전 대표는 2일 서울·인천 경선에서 '경선에서 패하면 탈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무슨 그런 질문을 하느냐"며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패권'을 비판하며 최근 탈당을 한 입장에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구여권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에 몸을 담기에도 성향의 차이가 크다. 게다가 이미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한 전례가 있어 적을 자주 바꾼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대신 손 전 지사가 추후 안철수 캠프에 합류해 안 전 대표를 도울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특히 그는 투표가 끝나기도 전, 4일 대전·충청·세종 지역 경선 후보자 연설에서 "안철수 후보님, 축하합니다"라는 말로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셔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패배를 승복하며 결국 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나왔다.
안 전 대표도 최근 경선 연설에서 "대선에서 손학규, 박주선 후보님과 함께 압도적으로 이기겠다"고 강조하기 시작했다. 두 후보를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온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손 전 대표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손 전 대표를 모실 자리를 캠프에서도 마련할 것"이라며 "분명히 같이하실 것이라 믿고 최근 안 전 대표도 그런 메시지를 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가 어떤 직을 맡든 경선 과정에서 '연대론'을 강조해온 만큼 그는 안철수 캠프에서 타 세력과 접촉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도 '빅텐트'와 개헌을 매개로 접촉해오기도 했다. 따라서 손 전 대표가 후보 확정 이후의 연대 또는 통합에 대한 물밑 작업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