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를 10일 오전 11시에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하루 야권 대선 주자들은 공개 일정을 자제하고 차분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야권 주자들은 탄핵 각하·기각·인용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헌재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촛불 대 태극기'로 여론이 양분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이든 당분간 사회 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선 주자들은 통합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탄핵 이후 정국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탄핵 선고 생중계를 지켜볼 예정이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경수 의원은 통화에서 "탄핵 결과에 따라, 그에 대한 메시지를 시작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지금 현재로써는 탄핵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충남에서 지자체 관련 사안을 챙긴다. 안 지사는 오는 12일까지 공개 일정 없이 도정에 집중한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서로 강하게 대치한 갈등이나 긴장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된다는 사람이 책임감 있고 진중한 자세를 보이는 게 좋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하루 전인 9일 조계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재의 최종결정이 나오면 하나 된 대한민국 정신으로 위기와 갈등을 통합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런 좋은 통합의 길로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모두 결과에 상관없이 이날 진행될 촛불집회에는 불참할 방침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 집무실이나 자택에서 생방송을 시청한다. 오후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구속수사'를 주장하며 주요 대선 주자 중 유일하게 탄핵 기각 시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오전 10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를 예방한다. 안 전 대표는 '광장은 시민의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앞서 9일 방송에 출연해 '탄핵 기각 시에도 박 대통령이 승복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연하다. 헌법 질서하에서 모든 것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10시50분에 열리는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다.
한편 탄핵 기각 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예정된 일정을 변동없이 소화한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10시30분 국회에서 열리는 '비상시국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 일정이 있지만 초반만 참석하거나 아예 불참하고 조용히 탄핵 선고를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남 지사는 오전7시30분 국회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한 뒤 오전9시 주간정책회의, 오전10시 '도지사 좀 만납시다' 일정을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