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공무원 인사제도와 관련해 "내부 순환보직 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장기간 재직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혁신'을 주제로 열린 법무부·행정자치부·환경부·국민안전처·국민권익위원회 등 5개 부처 합동업무보고에서 순환보직 제도 개선과 관련한 토론자 건의에 이같이 밝혔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업무보고 뒤 열린 토론에서 민간 스카우트 제도로 공무원이 된 이동규 국립기상원 수치모델연구부장은 "(순환보직으로) 공무원들이 책임감이 결여될 수가 있고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는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오랜기간 동안 능력을 쌓고, 일반관리능력이 필요한 곳에서는 필요한 분야를 마련해 주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무조건 순환보직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서도 승진을 해서 '나는 이 일에 전문성을 갖고 여기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손해를 안보고 보람을 가지며 공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끔 순환보직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전문가들이 공직사회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보람있게 평생 쌓인 경륜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직도 있고 순환보직도 할 수 있지만 전문성이 필요하고 그 일에 열정을 갖고 있는 공무원은 그 분야로 발전해서 보람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투트랙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업무보고 중 민원처리와 관련한 권익위 보고에 대해 "개별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도나 정책 때문에 민원이나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지난 3년 동안 1400건 이상의 역주행 사고로 25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지난해 권익위와 경찰청이 협업해 사고원인을 운전자의 과실로만 생각하기보다는 역주행 사고가 빈발했던 176개 지점의 교통안전시설 개선한 것은 근원적인 대책 마련의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안전혁신을 주제로 한 안전처 보고를 청취하고는 "육상이든 해상이든 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구조요원들의 초동대처 능력"이라며 "육상과 해상의 특수구조대 발족이 완료됐지만 골든타임 사수에 빈틈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피고, 필수장비 또한 차질 없이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제와 함께 사는 환경혁신'에 대한 환경부 보고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산업과 환경이 갈등 관계였지만 이제는 환경도 살리면서 경제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중국이 제공중인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와 관련해 "이 정보를 적극 활용해 예보정확도를 높여주시기 바라고 국내외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적극 추진해 국민피해 최소화 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에 국내 환경기업이 150억원 규모의 중국 제철소 미세먼지 저감 계약을 했다는데 중국이 2017년까지 무려 8000억달러를 환경에 투자하겠다고 하니 올해는 더 많은 환경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도록 환경부도 열심히 지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올해는 4대개혁과 경제혁신을 비롯한 핵심 개혁과제 성과창출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안 보이는 잔에도 물이 올라와 넘치기 전까지는 채워졌는지 안채워졌는지 모르지 않냐. 묵묵히 쉬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물이 차올라서 넘치게 되되는데 그만큼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오래전부터 선진국으로 우리나라도 진입을 해야 된다, 3만달러 넘어 4만달러 시대로 가자고 했지만 그 문턱에서 계속 들어갈 듯하다가 안 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우리가 일등 하는 부분도 있고 여러 가지 굉장히 평가를 높이 받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이 고리 전체가 아무리 튼튼해도 한부분이 약하면 거기서 끊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고리가 얼마나 튼튼하냐 하는 것이 사실 가장 약한 부분으로 평가를 받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 부분이 바로 국가기초질서, 기초안전, 사회적 자본 등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힘을 쏟아야 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우리가 성과를 올해 많이 낸다면 선진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국가의 허리가 잘렸다는 그 부분보다 더 아픈 부분이 전 세계에서 지금 거의 다 끝난 이념전쟁이랄까, 그것을 아직 우리사회는 겪을 수밖에 없어서 많은 혼란을 겪게 되는 운명을 갖다"며 "이것도 우리가 극복해내야 선진국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더 이 분야에 있어서 힘을 다하자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