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 "분열된 집안은 스스로 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에이브러험 링컨이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인 1858년 6월 17일 스프링필드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일리노이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된 것에 답하는 수락 연설에서 이 말을 했다.
그는 이 같은 신념을 대통령이 된 후에도 지켰다. 미국이 남북으로 갈려 내전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도 그는 단호하게 전쟁을 선택했다. 사실 그에게는 노예제도의 폐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았다. 링컨의 관심사는 연방의 유지였다. 그는 피비린내 나는 남북전쟁 끝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연방을 합치는 데 성공한다. 링컨의 말대로 합쳐진 집안은 다시 일어섰고, 미국은 그것을 발판삼아 세계 최강대국으로 나아갔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어느 정치세력이나 분열했다가 통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분열만 없고 통합만 있거나, 통합만 있고 분열을 하지 않기는 어렵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다.
새누리당은 친박과 김무성 대표 간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일 원유철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최고위원 간담회 사진을 띄웠다. 김무성 서청원 이인제 김무성 김태호 김정훈 김을동 원유철 이정현 의원 등 8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원 원내대표는 “기분좋은 만찬! 한-중 에프티에이, 경제활성화법, 2016년 예산 통과의 성과를 자축하고 이제 청년 일자리와 근로자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동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자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입니다”라고 설명을 붙였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사사건건 얼굴을 붉혀왔다. 총선 공천문제를 두고 김 대표가 100% 상향식 공천을 주장하자 서 최고위원은 반기를 들었다. 친박의 좌장으로 김 대표에 대항한 것이다.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듯 사진 속에서는 웃고 있다. 친박과 비박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화합을 도모하는 듯한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가보자.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립은 현재진행형이다. 안 전 대표는 혁신전대를 요구했고, 문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 안 전 대표는 거절을 재고해달라고 했고, 문 대표는 딴청을 피웠다. 또 다시 거절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탈당의 뉘앙스를 풍기며 당을 흔들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과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각각 최고위원직과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했다. 지도부가 붕괴됐다.
전방위적으로 문 대표를 향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안 전 대표가 탈당하면 큰 타격"이라며 문 대표에게 사퇴 압박을 넣고 있다. 문 대표는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형세다.
지난 9월 22일 문 대표 자택에서 이뤄진 만찬 회동 때는 이렇게 거친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문 대표가 최고위원들을 초청해서 저녁을 같이 했고, 주 최고위원은 "밥값을 제대로 하는 지도부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3개월 뒤 이 같은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현대정치는 이미지 싸움이다. 내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미지와의 전쟁이다. 이미지를 잘 지키느냐에 따라 선거의 승패도 갈린다. 새누리는 화합을, 새정치연합은 분열을 보여주고 있다. 링컨은 분열하면 진다고 했다. 결과는 5개월 뒤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