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호근 기자】=‘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은퇴 무대인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치며 결국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경기 전부터 우려했던 러시아의 ‘홈 텃세’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로 아쉬운 은메달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의연함을 보였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김연아는 홀가분한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며 점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펼쳐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144.19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74.92점을 더해 총 219.11점으로 2위에 섰다.
김연아는 “경기가 끝나서 너무 홀가분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두 가지 모두 큰 실수 없이 마쳤다. 고생한 만큼 보여드릴 수 있었다. 끝나서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내놨다.
이어 김연아는 “끝났다는 생각뿐이다. 끝나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너무 힘들었다. 긴장하다 보니 빨리 지쳤다. 힘들었지만 중간에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실수 없이 해 홀가분하다. 끝났다는 생각뿐이다”고 전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을 따내 2위에 올랐던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4점을 받고 총 224.59점으로 우승한 것을 생각하면 소트니코바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 김연아의 연기에 점수 차가 큰 것은 아쉬운 결과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서도 점수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던 만큼 김연아는 이번에도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연아는 “결과에 만족하지 않으면 어찌하겠는가. 내가 말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다. 끝나서 만족한다. 점수에 크게 기대 안 했다. 점수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며 “실수 없이 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 프리스케이팅 점수도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점수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이 정도 하면 몇 점대가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신기록도 잘 모른다”고 의연하게 결과에 승복했다.
김연아는 “심판들이 심사하는 것인데 제가 언급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번 대회는 출전하는데 더 의미가 있었다. 은퇴경기를 실수 없이 마쳐 만족스럽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자신의 점수를 보고 묘한 표정을 지었던 김연아는 당시의 감정에 대해 “마지막 선수여서 앞서 연기한 선수들이 어떻게 연기했는지 볼 수 없었다.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었다. 일단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다는 것이 홀가분했고, 여러 가지 기분이 교차했다”고 되짚었다.
김연아는 “준비하면서 심리적‧체력적인 한계를 느꼈는데 그것을 이겨냈다는 것에 120점을 주고 싶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의 경기력에 120점을 매겼다.
4년 동안 소치올림픽을 준비하며 ‘목표 의식이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와 달리 정해 놓은 목표가 없다는 것이 힘들었다. 밴쿠버올림픽 때는 금메달이 아니면 안 됐고, 목숨을 걸 수 있을 정도로 가장 큰 목표였다”면서 “이번에는 밴쿠버올림픽 때보다 간절함이 덜했다. 목표 의식이 없다는 것,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인생 2막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김연아는 “아직까지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5월에 아이스쇼가 있어 그것을 준비해야 한다. 올림픽이 끝나서 바쁜 일들이 한국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특별하게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쉬고 싶은 마음도 크다”며 일단 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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