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제치고 청년훈 분야 1위 등극
악화된 도서 시장에 아랑곳 하지 않고 초유의 베스트셀러로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저자 김난도, 쌤앤파커스)’의 인기가 한층 사그라진 가운데 또 다른 청춘의 열풍이 서가를 화끈하게 덥히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신간 ‘청춘이 스펙이다(저자 정태현, 도서출판 행복에너지)’로 출간된 지 고작 이틀밖에 되지 않은 말 그대로 신생아이다.
책 ‘청춘이 스펙이다’는 평사원으로 시작해 포스코 건설의 임원직까지 오르고, 이후 글로벌 기업의 대표가 된 저자 정태현이 본인의 삶을 관통해온 철학들을 바탕으로 ‘스펙 쌓기’의 굴레에 빠져 꿈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의 격동기에 청년으로 살았던 과거의 기억과 변화와 발전의 급류에서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사회 전반적인 흐름과 트렌드를 객관적으로 담아내 우리 청년세대들이 향후에 어떤 식으로 살아가야하며, 어떤 것을 유의해야 하는지를 짚어주고 있어 의미가 깊다.
저자는 청춘을 억압하고, 꿈을 앗아가는 지금의 대한민국의 잣대는 정상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능력으로 대변되는 스펙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더불어 개성이 죽고, 개인이 죽어가는 지금을 부정하고, 이제 청년들이 목소리를 높일 때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총 7장으로 구성하여, 청춘의 현실과 특권을 짚어내고, 청춘들이 가져야 할 자세와 이상, 의무 등에 대해 알려준다. 더불어 이 시대를 빛낸 영웅들의 이야기를 수록하여, 청춘들이 인생 전체에 기여하는 자신만의 스펙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큰 틀에서 놓고 보자면, 여타 다른 청춘 서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지만 왜 유독 이 책만 이토록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일까?
‘청춘이 스펙이다’ 화려한 데뷔전을 가리켜 한 출판사 관계자는 “‘청춘’을 화두로 온갖 아류작과 기획서적들이 난무해왔지만, 그중에서 살아남는 책은 10%도 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 모든 책들이 한 번 성공했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답습하며 비슷한 시선으로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쉽게 외면을 당했다. 현재 인기를 누리고 있는 ‘청춘이 스펙이다’는 이와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부정에서 희망을 더듬는 것이 아닌 희망적인 것을 전제로 두고 그로부터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해나가는 식이다”라며 성공요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확실히 ‘청춘이 스펙이다’는 다른 청년훈 책들에서 보기 드문,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로 가득하다. 책을 통해 항상 환자나 거지가 되었던 청춘이 모처럼 다시 정상의 모습을 되찾았다.
더 이상 청춘은 위로의 대상이 아니다. 책의 제목처럼 모든 청춘들이 누구도 부럽지 않는 강력한 스펙을 갖고 있기에, 누구보다 더 크고 위대해 질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아프지 않고, 가난하지도 않다. 부디 ‘청춘이 스펙이다’의 행진이 계속 진행되어 청춘을 망치는 대한민국의 잣대를 부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금석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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