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시잡지 ‘심상’을 통해 등단한 전유경 시인이 첫 시집을 냈다.
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은 뜨겁다. 햇볕 아래 발이 델 것처럼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걷는 것처럼 그의 언어는 강렬하다. 그는 생의 욕망을 숨기거나 치장하지 않는다. 잠재운 욕망, 감추어둔 열망을 시인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불쑥 우리 앞에 내민다. 그것은 작고 뜨겁게 살아 있다.
‘부딪혀라/ 타올라라/ 욕망을 잉태한 자궁까지 다 태워버려라/ 마법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재가 된 너의 심장을 꺼내야 한다’고 말하거나 ‘숨이 가빠질 만큼 달리고 나서야/ 뜨거운 꽃술이/ 내 몸 한가운데 있는 걸 알았다’고 말하는 뜨겁고 감각적인 시들은 나른한 봄날,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것이다. 감각의 맨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시인의 언어를 통해 독자들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사랑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www.s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