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재잘재잘, 아이 말에 귀를 기울이는 만큼 상상력도 쑥쑥
한솔수북에서 서른세 번째 마음씨앗 그림책 ‘코뿔소가 다 먹었어’가 출간됐다. ‘코뿔소가 다 먹었어’는 아이에게는 쉼 없이 재잘대며 상상력을 펼쳐 나가라고 응원하고, 부모에게는 아이의 수다에 귀 기울이라고 조언하는 책이다.
어느 날 아침, 데이지가 아침을 먹는데 난데없이 커다란 보랏빛 코뿔소가 부엌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온다. 코뿔소는 배가 고팠는지 팬케이크를 덥석 베어 물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층으로 올라간다. 데이지는 너무 놀라 엄마 아빠에게 말씀 드리려고 했지만, 부모님은 너무 바빠 들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데이지는 부모님 대신 코뿔소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부모님은 매일 코뿔소 이야기를 하던 데이지를 동물원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정말 보랏빛 코뿔소가 실종됐다는 게 아닌가? 어느새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던 코뿔소는 어떻게 되었을까? 코뿔소를 지구 반대편 코뿔소의 엄마아빠가 사는 곳으로 돌려보낸 후 엄마아빠는 데이지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듣는다.
아이들이 엄마아빠에게 원하는 건 엄마아빠와 그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어른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일도 아이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사건일 수 있으니 말이다. 건성으로 듣지 않고, 아이 눈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 그것이 아이에겐 무엇보다도 큰 선물일 것이다. 한솔수북의 새 책 ‘코뿔소가 다 먹었어’는 엄마아빠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바쁘다며 아이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거나 외면하는 부모에게 적잖은 마음의 울림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아이에게만 보이는 상상의 세계를 격려하고 키워주다 보면, 아이는 미야자키 하야오나 스티브 잡스처럼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드는 인재라 자라날 지도 모른다.
덩치 큰 보랏빛 코뿔소의 몸짓과 표정, 공감을 얻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달라지는 데이지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준다.
마음씨앗 그림책은 한솔수북의 창작 그림책 브랜드로, 빛그림책인 ‘구름빵’, ‘먼지깨비’, 2012년 환경부 우수도서에 선정된 ‘지구를 위한 한 시간’ 등 많은 책이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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