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 끈끈한 유대를 풀어보다
인문학와 생물학의 통합적 시각으로 인간과 동물의 끈끈한 유대를 조명한 책 ‘인간동물문화’가 새로 나왔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융합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자 시도한다. 이는 고고학, 역사학, 수의학, 생물학, 생태학, 철학, 문학, 민속학, 사회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로 구성된 인간동물문화연구회의 학문적 소산이다. 대표저자이며 인간동물문화연구회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이항 교수는 “인간·동물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엮어 가는데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인간과 동물, 끈끈한 유대를 풀어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인문학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우리에게 인간과 동물의 관계란 상호 모순되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진, 다분히 인간중심적인 상하관계로 여겨진다. 현대사회에서 동물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 즉 광우병·조류독감과 같은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 구제역과 같은 동물 질병, 동물권과 동물학대 문제,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 또는 야생동물 멸종 등의 문제들은 인간·동물 관계의 전체적인 맥락과 틀에서 논의되기보다는 서로 상관없는, 별개의 골칫거리로 간주되기 일쑤다. 얼마 전 문제가 되었던 제돌이와 돌고래쇼 논란, 광우병 논란, 개고기 논란 등에서 보듯, 동물에 관한 사회문화적 이슈는 때로 첨예한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불러오기도 한다.
우리는 동물과 얼마만큼의 관계를 유지하는 걸까?
그러나 떠올려 보자. 인류의 역사에서 동물만큼 인간과 다양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생물이 또 있을까? 일례로 ‘말’에 대해 생각하자. 경마장에서 질주하는 말과 제주도에서 관광상품으로 이용되는 말이 다가 아니다.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동물이라 생각하는 것도 오산이다. 자동차인 ‘갤로퍼’는 질주하는 말이라는 의미고, ‘에쿠스’는 말의 학명 가운데 하나다. 말표 구두약은 또 어떤가? 이 모든 것들이 말이 가지고 있는 싱싱한 생동감, 뛰어난 순발력, 탄력 있는 근육,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과 거친 숨소리를 일상생활로 끌어낸 예다. 현대인들은 매일같이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다.
이 책은 문화와 생물학적 관점을 통합하는 학제적 융복합적 관점으로 인간과 동물과의 끈끈한 유대를 관찰한다. 고고학, 역사학, 수의학, 생물학, 생태학, 철학, 문학, 민속학, 사회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로 구성된 인간동물문화연구회는 인간동물문화를 분석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이해하고, 인간과 동물이 좋은 환경에서 공존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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