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문화

[STV]모리사와 아키오, ‘무지개 곶의 찻집’ 출간

  • STV
  • 등록 2012.06.13 10:29:31

잊고 살았던더 나은나를 만난 기적의 찻집

 

 

삶이란 어쩌면 상처에 익숙해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동안에도 수없이 크고 작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상처를 치유할 때 반드시 큰 위로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장난꾸러기가 우리에게 선물하는 작은 기적이다. 아주 우연한 만남, 다정한 한 마디의 말, 따스한 한 잔의 커피와 짧은 음악만으로도 우리는 깊이 위로받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상처 가득한 일상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그 순간의자신은 분명, 어제보다는 더 꿋꿋하고 단단한 존재인 것이다.

 

대지진과 끝없는 경제 불황을 겪으며 희망을 잃어가는 일본에서, 따스한 상상력과 서정적인 문체로 일상에 깃든 행복을 전해온 모리사와 아키오(明夫). 그의 소설쓰가루 백년식당’(2009)당신에게’(2012, 일본 국민배우 다카쿠라 켄 주연)는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그가 이번에는, 고향 치바 현에 실존하는무지개 케이프 다방을 소재로 한무지개 곶의 찻집으로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꿈을 쫓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소중한 것을 잃어도 다른 무언가가 찾아온다고, 그러니, 다 괜찮을 거라고 말이다.

 

일본 도쿄 남쪽의 한적한 시골 마을.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를 지나면 해안 절벽 끝에 뜻밖에도 작은 찻집이 하나 있다. 무슨 사연인지 오른쪽 앞발이 없지만 늘 웃고 있는 하얀 개 고타로가 안내하는 그곳에는 신비할 정도로 맛있는 커피와, 마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손님마다 꼭 맞는 음악을 선사하는 주인 에쓰코가 있다.

 

갑작스럽게 아내가 죽어 어린 딸과 남겨진 젊은 도예가는 우연히 찻집에 들렀다가, 소중한 것을 잃는 순간 찾아오는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의미를 깨닫는다.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던 청년은 찻집 사람들을 통해 진정 하고픈 일을 깨닫고 사랑까지 만나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도둑은 에쓰코 덕분에 실패를 딛고 재기할 힘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되찾는다. 단골손님다니씨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에쓰코에 대한 마음을 숨긴 채 먼 곳으로 떠나가고, 에쓰코의 조카 ‘고지’는 이제는 모두 평범한 생활인이 된 옛 밴드 친구들과 모여 공연하는 꿈을 이루며 빛나던 청춘의 한 순간을 다시 만끽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에쓰코의 남편이 남긴 무지개 그림에 숨겨진 비밀과, 작은 찻집을 홀로 지키며 에쓰코가 무엇을 기다렸는지 밝혀진다.

 

우연히, 하지만 인연의 끈을 따라 운명처럼 이 찻집에 찾아든 이들은 막다른 골목 같은 인생의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다 바닷가 작은 절벽 위의 찻집에 밀려 와 에쓰코의 커피와 음악과 온기를 만나 위로받은 뒤, 삶을 똑바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최고의 커피와 한 곡의 노래처럼, 자신만의 소중한 삶을 걸어가게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 모두 일상에서 경험하는 상처, 그리움, 잔잔한 위로의 과정이 때로는 먹먹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감성을 두드린다. ‘무지개 곶의 찻집은 자연재해로 한때 건물이 손상되기도 했지만, 현재 재건되어 영업 중이며 에쓰코를 쏙 빼닮은 할머니가 손님들을 따스하게 맞이한다고 한다.

 

각자 다른 사연과 상처를 지닌루저’(loser), 그러나 인간미와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한 언제고 승리자가 될 아름다운 실패자들. 그 모든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위로의 정거장무지개 곶의 찻집’.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천지를 뒤흔드는 태풍, 새벽의 긴 어둠을 지나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나날이 그 안에 깃들어 있다. 무지개를 기다리며 행복을 찾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함께 보통의 나날들을 통해 무지개보다 더한 행복을 간직하고 있다는 진실을 독자들이 느껴보길 바란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www.stv.or.kr


문화

더보기
새 교황에 레오 14세…美 출생, 페루 빈민가 20년 헌신 【STV 박란희 기자】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는 미국에서 태어나 페루 빈민가에서 20년간 사목활동을 헌신했다. 오랜 페루 생활로 시민권까지 얻는 그는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맹활약했다. 신학적으로 중도 성향이라 성당 내 대립 중인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교리교사로 일한 프랑스·이탈리아 혈통 아버지를 따라 성당을 다니며 복사로 활동했다. 어머니는 스페인계 도서관 직원으로 일리노이주 성직자들이 그의 집을 출입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신학교에 입학해 교황청립 안젤리쿰 대학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획득했으며, 19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와 가까운 페루 북서부 추루카나스 교구에서 10년간 사목했다. 2001년부터 12년동안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장으로 활동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로 2014년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 교구로 파견됐다. 이 교구는 빈민가와 농촌 지역을 담당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지역

더보기
프리드라이프, 상조업계 첫 호주 크루즈 여행 론칭 【STV 박란희 기자】프리드라이프가 상조업계 최초로 호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프리드라이프(대표 김만기)는 오는 11월 업계 첫 호주 크루즈 여행을 기념해 6월 한 달간 ‘처음 만나는 호주’ 크루즈 얼리버드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프리드라이프가 처음 선보이는 호주 크루즈 여행은 11월 3일 대한항공 직항으로 호주 브리즈번에 도착한 후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을 보유한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퀀텀호를 타고 7박 8일간 호주 일대를 누비며 관광과 휴양을 즐기는 상품이다. 브리즈번은 호주를 대표하는 제3의 항구도시로 아름다운 섬과 해변을 자랑한다. 브리즈번 강가에 자리한 인공 해변 스트리트 비치에서 물놀이를 즐기거나, 마운틴 쿠사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브리즈번 시내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식물이 가득한 도심 정원인 보타닉 가든과 40km의 황금빛 해변이 펼쳐지는 골드코스트 비치, 청록빛 바다와 해안선이 환상적인 에얼리 비치 등 호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즐비하다. 호주 퀸즈랜드주의 대표 휴양도시인 케언즈도 빼놓을 수 없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원시 열대우림 쿠란다는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가 된 원시의 숲으로, 쿠란다 시닉 레일 웨리

연예 · 스포츠

더보기